[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9) 렌트비 260달러로 즐기는 하와이 오아후섬 ‘비행의 추억’

최환종 칼럼니스트 입력 : 2018.08.10 11:40 ㅣ 수정 : 2018.08.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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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 자가용 조종사 면장 소지한 필자, 지인 부부와 소형 비행기로 하와이 명소를 조망

하와이서 비행기 렌탈은 가성비 높은 레저, 1시간 30분 대여료가 1인달 60달러 꼴 

비행경로는 와이키키 해변, 다이아몬드 헤드, 코코 헤드, 쥬라기 공원 촬영지, 진주만 등 명소 망라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하와이에 머무는 기간 중 우리 가족과 지인 부부는 여러 종류의 야외활동을 같이 했다.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골프 등등. 하와이는 날씨나 주변 여건 등이 야외활동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매일 매일이 새롭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소형 비행기를 빌려서 오아후 섬을 돌아보았다. 필자는 미국 연방항공국(FAA) 자가용 조종사 면장을 소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영토에서는 비행기를 빌릴 수 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비행기 렌탈 가격은 기종, 연식마다 다른데, 필자가 빌렸던 4인승 단발 항공기인 Cessna-172의 경우, 1시간당 대략 160~170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일반 관광객으로 타면 1인당 내는 가격이 그보다 더 비싸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항근처의 작은 비행 클럽에 연락해서 Cessna-172를 빌렸고, 뒷좌석에는 지인 부부가 탔다. 참고로 필자의 부인은 멀미 때문에 소형 비행기 타기를 꺼려한다. 대형 항공기를 타고 외국에 갈 때도 반드시 귀밑에 멀미 방지약을 붙이고 탄다. 그래서 이날도 같이 비행은 하지 않았다.

지인 부부는 한국에서도 Cessna-172를 필자와 같이 타고 비행한 경험이 있어, 작은 비행기를 타고 비행하는 것이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날은 부드럽게 수평 비행만 하기로 했는데, 사연인 즉, 한국에서 비행할 때 필자는 지인 부부에게 ‘약간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약간의 즐거움(?)’이란 표현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다. 실제로는 비행 중에 청룡열차 같이 일정 고도를 오리락 내리락하는 공중조작을 했다는 얘기이다. 이때 두 분중 한 분이 조금 힘들어 했던 것 같다.(이런 공중조작을 하면 상승할때는 모르지만 하강할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올 때 느끼는 별로 좋지 않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틀리는데, 어떤 사람은 즐거워하고, 어떤 사람은 매우 힘들어 한다.

오랫만에 외국에서 하는 비행이라 부조종사 자리에 현지 조종사(일종의 Safety Pilot 자격으로)를 앉히고 비행했다. 비행경로는 호놀룰루 국제 공항에서 이륙하여 오아후섬 남쪽 해안(와이키키 등)을 따라 동쪽으로 비행하다가 다이아몬드 헤드를 지나 오아후섬 남동쪽 끝에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북쪽 끝에서 다시 서쪽으로 비행 후, 오아후섬 북서쪽에 있는 작은 활주로(Dillingham airfield)에 내렸다. 오아후섬을 해안을 따라가면서 위에서 보면 바다와 육지가 어울려서 경치가 매우 좋다. 비행고도가 1500피트(ft) 내외(약 450 m 정도)이니 지상의 풍경을 보기에는 매우 좋은 고도이다.

비행 경로상에는 와이키키 해변, 다이아몬드 헤드, 코코 헤드, 하나우마 베이, 마카푸 전망대, 카네오해 베이, 쥬라기 공원을 촬영했다는 이름 모를 계곡,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Sunset beach, Shark’s cove, 모쿨레이아 비치 공원, Dole plantation, 진주만 등 우리 귀에 익숙하거나 아름다운 경치가 있어 우리의 눈을 만족시킨다.

딜링햄에 내려서 주기장에 주기한 후, 비행기 그늘에 앉아 쉬면서 가지고 간 삶은 고구마, 삶은 계란, 샌드위치, 콜라,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예나 지금이나 여행가서 먹는 삶은 계란, 콜라는 최고의 간식거리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우리가 무슨 ‘갑부’인 것 같이 오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필자는 공군에서 비행 훈련을 받았고, 그 교육을 바탕으로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자가용 조종사 면장을 취득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자가용 비행기를 우리나라에서 자가용 승용차 보유하듯이 많은 사람이 보유하거나 또는 빌려서 탄다.

▲ 둘째 아이와 비행하기 전에, 호놀룰루 공항 남쪽 주기장에서 [사진=최환종 기자]


비행기 렌탈 가격도 비싼 편은 아니다. 오아후섬 일주 비행을 하는데 소요시간은 약 1.5시간 정도였다. 타 비행장에 내려서 쉬는 시간은 비행시간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시간당 렌탈 비용이 160달러일 경우 1.5시간 비행했으면 240달러. 4인승이므로 4명이 분담하면 1인당 60달러이다.(FAA 규정상 자가용 비행기는 승객이 소요비용을 공동 분담하도록 되어 있다). 1.5시간 관광 비행 및 타 비행장에서 휴식까지 하고 1인당 60달러이면 얼마나 훌륭한 가성비인가!

커피를 마시면서 동쪽 하늘을 보니, 글라이더와 낙하산이 보인다. 활주로 동쪽 끝에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업체가 있고, 그곳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스카이다이빙을 즐긴다. 필자는 사관학교 생도 시절 ‘낙하산 강하’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훈련 받을 때의 힘든 기억이 생각나서 오아후 섬에서 스카이다이빙은 하지 않았다.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며칠 후 둘째 아이는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물론 스카이다이빙 교관과 같이 점프하는 것이지만.

둘째 아이는 아빠도 같이 스카이다이빙 하자고 은근히 압박을 가했다. 교관도 같이 해보지 않겠냐며 권유하고. 그러나 “나는 한국 공군 예비역 장교인데, 사관학교때 충분히 훈련 받아서 이제는 흥미가 없네”라고 위엄있는 표정으로  대답하며 완곡히 거절했다. 사실은 비행기에서 뛰어 내릴 때의 ‘그 느낌’이 싫어서 그런건데. 아무튼 둘째 아이의 용기 있는 행동에 조용히 박수를 보낸다.

휴식을 마친 후, 다시 이륙해서 호놀룰루 공항으로 향했다. 돌아올 때는 진주만을 향해서 내륙으로 비행했다. 저 멀리 진주만이 보이고, 착륙 장주로 진입했다. 그리고 착륙. 뒷 좌석의 지인 부부를 위해서 착륙을 매우 부드럽게 했다. 오아후섬 일주 비행을 같이 한 지인 부부는 요즘도 가끔 그 얘기를 한다. 좋은 추억이었고, 또 비행하고 싶다고. 나도 그렇다. 다음에도 또 하와이에 같이 가서 그런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며칠 후, 대학생인 둘째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같은 경로로 비행을 했다. 둘째 아이가 바깥 경치를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즐거웠다.  둘째 아이를 태우고 하는 비행은 또 다른 기분이었다.

(다음에 계속)




 

 
 


 

 



 
- 최 환 종  (崔 桓 種) -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 예비역 공군 준장
· 공군사관학교(전자공학), 한양대 대학원(전자공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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