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지 기자 입력 : 2025.02.13 07:00 ㅣ 수정 : 2025.02.13 07:00
AC 성장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 차별화 선보이는 AC 중요성 커져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글로벌 경제 위기와 축소된 유동성 등으로 벤처 생태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벤처의 초기투자를 이끄는 액셀러레이터(AC)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 및 초기투자 생태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AC 및 초기투자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2023년 42%에서 2024년 50.1%로 상승했다. 반면, 긍정적인 의견은 2023년 26.8%에서 16.9%로 9.9% 하락했다.
또 2024년 대비 2025년 AC 및 초기투자 생태계 전망도 부정적인 의견이 61.5%로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됐다.
[그래픽=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전체 벤처 신규 투자금액 5조6411억원 중 초기투자는 1조1090억원으로 전체 19.7%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0.7%(1조3205억원)에서 대폭 떨어진 수치다.
지난 1월 22일 벤처투자업계의 주요 인사가 참여한 ‘2025년 혁신벤처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한국 창업생태계가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올해는 스타트업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을 담당하는 AC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벤처 생존에 있어 초기투자를 담당하는 AC의 역할은 강조되고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은 산재했다. 2월에만 △비엔지파트너스 △에이비엘기술사업협동조합 △인비전아이피컨설팅이 AC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AC의 성장을 위해 투자 의무 비율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현재 AC는 ‘벤처투자촉진에관한법률’에 의해 전체 투자액의 40% 이상을 3년 미만 초기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는 투자 의무비율이 20%인 벤처캐피탈(VC)에 비해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 AC가 부담하는 투자 의무 비율이 현실적이지 않은 점이 있다”며 “벤처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VC들이 초기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굳이 까다로운 AC라이선스를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AC 생태계 지속 성장을 위해 △모태펀드 및 세컨더리펀드 확대 △조세 혜택 강화 △투자 환경 개선 등 전반적인 정책적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차별된 전략 선보이는 AC
국내의 대표적인 AC협회인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는 12일 기준 총 258개사다. 이들 중 AC의 주요 비즈니스인 팁스(TIPS)를 운용하는 곳은 제한적이다.
또 2021년 12월 개정된 창업지원법에 따라 팁스 운용사가 AC에서 △초기전문 VC △중소·벤처기업 및 중견·대기업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벤처 육성과 비즈니스모델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차별화를 선언한 AC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와이앤아처는 신진오, 이호재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투자와 보육을 기반한 ‘양손잡이 모델’을 활용해 스타트업의 △발굴 △육성 △투자 △스케일업(규모 확장)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와이앤아처는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에이스트림을 브랜드화했으며, 한국형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해 연간 총 79건의 팁스를 매칭하며 최고 실적을 기록한 씨엔티테크는 팁스 운영사로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씨엔티테크는 지난 9년간 233개사의 일반형·딥테크 팁스 매칭에 성공하며, 고도화된 스타트업 보육 역량과 체계적인 운영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마크앤컴퍼니는 스타트업 보육뿐만 아니라 투자 정보의 비대칭에 따른 문제점도 해소하고 있다.
마크앤컴퍼니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은 △주요 지표 △기업 평판 △시장 트렌드 등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스타트업 성장을 분석한다.
특히 회사는 △투자유치 이력 △고용 현황 △재무정보 △보유 특허 △소비자거래분석 △트래픽데이터 △언론보도 등 각종 정보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도식화해 투자자뿐만 아니라 벤처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투자 생태계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일찍부터 차별화를 선보인는 AC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스타트업 육성과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고민해야하는 상황에 이들 하우스의 역할이 보다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