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뉴헤드헌터 시대 <1부>] ② 국내 공룡 HR 기업들, 헤드헌팅시장의 '큰 손' 된 이유는?
국내 채용담당자들 '경력직 핵심 인재 확보'에 사활
HR 기업들, 기업 수요 맞춰 헤드헌팅 시장에 풍덩
인공지능 고도화 통한 헤드헌팅 디지털화에 주력
'뉴헤드헌터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대기업의 수시채용 확산과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헤드헌터’는 고용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전문직으로 부상중이다. 직업적 전문성과 안정성도 강화되는 추세이다. 뉴스투데이가 격변하는 헤드헌터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는 심층기획을 국내언론 최초로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우리나라 헤드헌팅 시장이 규모와 형태면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력직을 수시로 채용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컬처핏과 모티베이션 핏까지 검증하게 되면서 채용 전문가인 헤드헌터에게 채용을 의뢰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헤드헌팅 업계는 플랫폼 중심으로 인재 풀을 확대하고, AI를 활용해 인재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우리나라 HR 업계 공룡 기업인 잡코리아와 사람인, 인크루트, 리멤버 등의 기업이 최근 헤드헌터 플랫폼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배경과 AI 고도화에 집중하는 이유 등에 대해 취재했다. HR 기업들은 하나 같이 "경력직 핵심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헤드헌팅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매칭 기술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HR 포털 사업 규모보다 헤드헌팅 사업 규모가 더 큰 영향으로 HR 기업들의 헤드헌팅 시장 진입은 활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방현배 히든스카우트 대표는 "우리나라 HR 포털 기업들의 연간 사업 규모가 3000∼4000억원인데 비해 헤드헌팅 사업 규모는 7500∼8000억원을 차지하고 있어 기존 HR 포털 기업들이 헤드헌터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HR 포털 기업 대부분은 히든스카우트와 같은 플랫폼 형태로 헤드헌팅 사업을 운영중이다"고 밝혔다.

■ 잡코리아, 경력직‧전문 인재 수요 증가해 헤드헌팅 사업 시작…AI 통한 정교한 매칭이 핵심/헤드헌터 1만2244명이 활동
잡코리아는 지난 2023년 5월 '원픽' 서비스를 론칭했다. 원픽은 AI를 활용해 공고 내용과 기업, 구직자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채용에 적합한 인재를 기업에 추천하는 서비스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력직과 전문 인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헤드헌팅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커져 헤드헌터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채용 과정에서 기업과 구직자 모두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교한 매칭이 핵심이다. 그동안 쌓아온 방대한 구직자 데이터와 채용 공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적합한 인재를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이 헤드헌팅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고 말했다.
잡코리아는 지난해 6월 원픽 프리미엄을 출시하고, 'AI 추천 기술 고도화', '전용 인재 풀 활용', '신속한 추천' '1대1 전담 헤드헌터 배정', '비용 절감' 등 5가지 전략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외부 서치펌 총 1352개사와 협력해 헤트헌터 총 1만2244명이 인재 매칭 업무를 하고 있다. AI가 선별한 인재를 전담 헤드헌터가 2중 검토한 후 72시간 내에 최대 3명의 인재를 추천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이 같은 노력으로 잡코리아의 적합 인재 최종 합격률은 미적합 인재 대비 4배 증가했다. 또, 채용 기간이 30% 이상 단축되고, 완성도 높은 이력서를 받을 확률도 14% 상승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AI 기술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고도화하고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최적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람인, 기업이 먼저 찾아가는 채용이 대세…AI 고도화로 채용 합격률 30%대 달성
사람인은 자회사인 '사람인HS'에서 헤드헌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인HS는 최근 장기근속이 가능한 적합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헤드헌팅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람인 관계자는 "가만히 앉아서 인재를 기다리기에는 업계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서는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오래 일할 사람을 뽑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지원자를 직접 대면하고, 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팅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HR 기업의 일반 채용 서비스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래 일할 인재,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한 다음에야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다. 사람인 관계자는 "사람인은 합격 후 수수료를 받는 후불형 상품인 '스마트 리크루터' 채용 공고를 운영하고 있다"며 "구직자에게는 '취업축하금 공고'로 노출되고 있으며, 합격시 50만원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인HS는 고객 수요에 맞는 헤드헌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 고도화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사람인 관계자는 "채용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채용 에이전트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인은 인재 검색 의뢰 시점으로부터 3일 이내에 피드백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30만건의 인재 DB를 기반으로 추천 인재의 채용 합격률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전문 서치펌의 채용 합격률은 평균 15% 수준이다.
한편, 사람인은 '인재풀' 서비스를 통한 기업의 이직 제안 건수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인재풀 서비스는 AI를 통해 추천 받거나 검색한 인재에게 구인사가 직접 입사를 제안할 수 있는 다이렉트 소싱 서비스이다. 올해 1분기에 인재풀 서비스를 통한 입사제안 건수는 지난 2023년 1분기 대비 27.1% 증가했다.

■ 인크루트, 경력직‧전문직 채용 시장 경쟁 활발…헤드헌팅 성장 가능성 높아/서치펌 헤드헌터 1300명이 활동
인크루트는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고 직무 적합성이 높은 인재를 선호하는 기업의 분위기에 맞춰 헤드헌터 사업의 비전을 내다보고 헤드헌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크루트는 지난 2022년 헤드헌팅 플랫폼 '셜록N'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협력 관계에 있는 써치펌 헤드헌터 1300여명이 인재 채용을 돕고 있다. 앞으로 헤드헌터 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문직 채용 시장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헤드헌팅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게 예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크루트가 온라인에서 AI를 통한 첨단 인재 매칭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셜록N은 기존 HR 시장이 변화에 늦게 반응하고, 헤드헌터의 평균 연령대가 높으며, 채용 성사 전까지 비밀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헤드헌팅 시장을 디지털 세상으로 끌어냈다.
인크루트는 AI 고도화를 통해 헤드헌팅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는 '셜록N' 런칭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과 서비스 개선을 거듭했다. 지난 2023년 1명의 인재를 추천하는데 평균 48시간 걸리던 작업이 지난해 40시간으로 줄었고, 의뢰 1건당 인재 추천수도 같은 기간 6.05건에서 12.9건으로 증가했다. 채용 성사율은 1년 사이 50% 증가했다.

■ 리멤버, 경력직 핵심 인재 확보가 관건…헤드헌팅의 디지털화 성공해 1년새 매출 70% 상승/리멤버와 자회사 소속 헤드헌터 300명이 활동
리멤버는 핵심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의 변화가 헤드헌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한다. 리멤버 관계자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 가운데 매우 중요한 한 축이 바로 우수한 경력직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경력직 핵심인재는 어려운 경제 상황 등 외부 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에 리멤버는 기업 인사팀이 직접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인재검색 서비스와 함께 전문 헤드헌터들이 기업 요구에 맞는 인재를 찾아주는 헤드헌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리멤버는 '헤드헌팅의 디지털화'와 '자사 헤드헌터를 통한 고품질 헤드헌팅 서비스 제공', '전문직 종사자 DB 공략' 등을 통해 헤드헌팅 업계에서 독보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685억원으로 전년 396억원 대비 약 70% 증가했다.
먼저, 리멤버는 AI 기술을 접목한 자체 헤드헌팅 시스템을 개발해 헤드헌팅의 디지털화를 이뤄내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가고 있다. 리멤버 관계자는 "기존에 헤드헌팅 시장은 헤드헌터 개인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보자를 검색하는 등 전문성과 효율성이 떨어졌다"면서 "현재는 기업이 원하는 연차, 직무, 경력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적합한 인재의 리스트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구조 덕분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서 "리멤버와 자회사 소속 헤드헌터 300명이 AI가 추천한 인재 리스트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추려내고, 입사를 제안하는 과정에 집중하게 되면서 헤드헌팅 성공률이 높아졌다"면서 "최근 분야별 전문 인재를 찾고자 하는 기업들의 헤드헌팅 이용 요구가 큰 편"이라고 언급했다. 리멤버는 대기업 재직자 50만명, 전문직 종사자 15만명 등 총 65만명에 달하는 전문직 종사자 DB를 가지고 있다. 평균 스카웃 제안수는 1인당 1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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