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식탁이야기(47)] 바다의 슈퍼푸드, ‘멍게’로 혈당 조절하기

김연수 전문기자 입력 : 2025.04.19 07:28 ㅣ 수정 : 2025.04.19 07:28

멍게, 혈당 조절 성분 ‘바나듐’ 풍부해 봄철 당뇨병 관리에 제격
타우린‧요오드‧철분‧아미노산 등 들어간 봄철 종합 비타민
싱싱한 멍게 초장에 찍어 먹으면 제맛…멍게 비빔밥‧젓갈도 추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영양가 풍부한 멍게는 봄철 입맛만 돋우는 게 아니라, 건강까지 챙겨주는 자연산 종합 비타민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봄 햇살과 함께 바닷속에서도 제철을 맞이하는 해산물이 있다. 바로 ‘바다의 파인애플’로 불리는 멍게다. 그 특유의 바다 향과 쌉싸름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맛은 호불호가 갈라지나,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매력을 품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바다의 특별한 향. 멍게는 봄이라는 계절을 가장 깊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식품이다.

 

멍게의 제철은 4-6월. 겨우내 찬 바다에서 천천히 자라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향이 가장 진해지는 시기로 오묘한 맛의 균형을 이룬다. 멍게를 처음 먹어본 사람은 그 독특한 맛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짠맛, 단맛, 쓴맛, 신맛이 한꺼번에 퍼지는 그 복합적인 미각은 마치 오감이 동시에 작동하는 것 같다. 

 

특히 봄 멍게는 육질이 부드럽고 탄력이 있으며, 갓 손질한 싱싱한 멍게는 손끝에서부터 짙은 바다 내음을 내뿜는다. 이런 복합적인 맛의 조화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멍게는 해산물 중 가장 철학적인 맛’이라는 말로도 불린다.

 

멍게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도 좋은 선택이다. 100g당 약 60kcal로 칼로리 부담이 적으면서도, 다양한 영양 성분이 가득하다. 

 

멍게에 들어있는 영양소를 살펴보면, 신경 기능을 강화하는 비타민 B12,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 갑상선 기능 유지에 필요한 요오드, 철분 등이 들어있다. 멍게에는 특히 요오드가 풍부해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멍게의 맛은 해산물의 단순한 짭쪼르한 맛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글리신과 글루탐산 같은 자연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이 성분들은 미각을 자극해 감칠맛을 극대화한다.

 

멍게 특유의 바다 향은 요오드 성분에서 비롯되며, 끝맛에 살짝 느껴지는 쌉싸름함은 멍게 속의 페놀류 화합물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멍게에서 주목해야 할 성분은 바나듐이다. 바나듐은 쉽게 들어보지 못한 미량 원소지만, 최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혈당 조절 효과 때문이다. 바나듐은 인체 내에서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세포가 포도당을 잘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바나듐이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쥐 등 동물실험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바나듐 화합물은 체내에서 인슐린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해 혈당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슐린 수용체의 민감도를 개선하여 공복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바나듐은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작용도 해 당뇨병 뿐아니라 전반적인 대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성분으로 꼽힌다.

 

물론 바나듐을 인위적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독성이 문제 될 수 있지만, 멍게처럼 자연식품에서 섭취하는 형태는 안전한 섭취법이다. 그래서 멍게는 봄철 입맛만 돋우는 게 아니라, 건강까지 챙겨주는 식재료다.

 

심지어 대부분 버려지는 멍게 껍데기에도 영양이 들어 있다. 그 안에도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최근에는 멍게 껍데기를 분말화해 친환경 비료나 기능성 소재로 활용하려는 연구도 활발하다. 

 

image
멍게비빔밥은 갓 지은 밥에 신선한 멍게를 듬뿍 넣고 참기름, 고추장 등과 버무려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사진=우리의식탁(wtable)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간단한 조리법으로 건강 챙길 수 있는 봄철 ‘멍게’…한국 전통 비빔 재료와 신선한 채소 곁들여 먹는 레시피 다양

 

멍게를 고를 때는 색, 냄새, 탄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껍데기의 색이 선명한 붉은색 내지 주황빛을 띠고, 만졌을 때 단단하고 통통하며, 비린내가 아닌 바다 향이 나는 것이 좋다. 또한 내장이 노랗고 흐물흐물하지 않으며, 과도하게 점액이 많지 않은 것을 골라야 한다.

 

멍게는 부패가 빠른 해산물이다. 신선하지 않으면 식중독 위험이 크기 때문에 색이 지나치게 탁하거나 냄새가 강하면 피해야 한다. 

 

멍게는 손질만 잘하면 아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 가장 직관적으로 멍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싱싱한 멍게를 손질 후 바로 초장이나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갓 지은 밥에 멍게를 듬뿍 넣고 참기름, 고추장, 김가루, 오이 당근채와 함께 비벼 먹는 멍게비빔밥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과 여력이 닿는다면 제철 멍게를 많이 사다가 멍게 젓갈을 만들어 놓으면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다. 혹은 싱싱한 멍게를 데친 미나리나 오이와 함께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새콤달콤하게 별미로 즐겨도 좋다.

 

한편 일식집에 가면 곁들임 음식에 멍게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것이 해삼이다. 멍게와 해삼은 비슷한 해역, 특히 수온이 낮고 청정한 바다에서 자란다.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잡히는 해산물로 정석처럼 묶이는 조합이다. 실제로 멍게의 짠맛과 향긋한 바다 내음, 해삼의 쫀득한 식감과 담백함이 서로를 보완하는 작용을 한다.   


image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