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직격탄…"한국 수출, 품목별 협상 없인 반등 어려워”<NH證>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5.02 09:20 ㅣ 수정 : 2025.05.02 09:20

반도체·소비재 선방했지만 자동차·기계·IT ‘직격탄’
2분기 수출 반등 더딜 듯…“7월 패키지 협상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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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2025년 4월 한국 수출은 반도체와 소비재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미국향 자동차·기계·IT 품목 수출은 관세 여파로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관세’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수출의 반등은 품목별 관세 해소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이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582억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3.2%였다. 반도체와 의약품, 화장품 등 일부 품목의 선전이 눈에 띄었지만, 자동차와 일반기계, IT 중심의 대미 수출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 여파로 감소 전환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7% 줄었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533억달러로 집계됐으며, 무역수지는 49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계절적으로 4월은 수요가 약한 시기지만, 올해는 ‘관세 리스크’가 추가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컴퓨터 등에서 수요가 줄며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는 유럽연합(EU)향 수출이 늘었음에도 미국향 수요 부진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컴퓨터 수출 역시 전방산업 재고가 충분히 쌓인 이후 수요가 둔화되며 타격을 입었다.

 

반면 IT 품목 중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27% 늘었다.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과 아세안 지역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수요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바이오헬스 수출도 EU·미국향 바이오시밀러 수요 확대로 15% 증가했다.

 

LA항만청은 4월 초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관세 발표 이후, 5월부터 중국발 선적량이 전년 대비 3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 1기 당시, 관세 발효 2개월 후 중국산 수입이 급감한 전례도 있어 이번 대미 관세 정책의 충격파도 곧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 수출의 핵심인 자동차,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차부품,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에 25% 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품목별 해법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4월 전자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했지만, 반도체 등 핵심 부품군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미국 측과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관세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7월 8일 이전 ‘7월 패키지’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패키지는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정책 등 4대 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상을 담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율 25%를 설정하고 있으며,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약 24억달러 늘리는 방안을 협상 카드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관세율은 한국의 미국산 수입 규모에 따라 1%포인트씩 인하될 수 있다는 조건도 제시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외 국가에 대해서는 기본관세 10%만을 부과하고, 상호관세는 7월 8일까지 90일간 유예한 상태다. 그러나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차부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이보다 앞선 5월 3일부터 순차적으로 발효된다. 

 

정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도 당분간 필수 물량 위주의 제한적 주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관세 협상 종료 전까지는 글로벌 수출 수요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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