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직장인들 퇴직연금 '투자성향' 높아져, 실적 배당형 상품 53.3%P 증가…고용노동부는 4가지 꿀팁 제공
박진영 기자 입력 : 2025.06.11 18:00 ㅣ 수정 : 2025.06.11 18:00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9일 '2024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 공개 퇴직연금 400조원 시대 진입…'안전'보다 '투자' 중심 패러다임 전환 가속화 고용노동부, 취약 계층에 '디폴트옵션·로보어드바이저' 통한 자산 운용 지원 중소기업근로자 '푸른씨앗중퇴기금' 추천…작년 누적 수익률 14.67%에 달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 4.77%…개인이 운용하는 IRP형 수익률 가장 높아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말 40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미드저니 / Made by A.I]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두 가지 추세적 변화가 뚜렷하다.
첫째, 우리나라 연금은 원금보장을 중시하는 저축 패턴에서 투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연금 수령 방식 역시 일시금보다 연금 수령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퇴직연금 규모가 클수록 연금 수령 방식을 선호한다. 어려운 직장인이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취약 계층이 노후 대비에 차별받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디폴트옵션'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취약 계층의 연금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에서 9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푸른씨앗중퇴기금'을 운영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퇴직연금 운용현황 [사진=고용노동부]
■ 퇴직연금 실적 배당형 상품에 집중…'원금보장' 보다 '투자' 선호 경향 뚜렷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31조7000원을 기록하며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실적배당형 상품(펀드, ETF 등)에 대한 투자금액은 7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3%P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적립금 중 실적배당형의 비중은 2022년 11.3%에서 2024년 17.4%까지 증가했다. 퇴직연금 운용의 중심축이 기존 원리금 보장형에서 점차 실적배당형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적배당형 상품 중에서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TDF(Target Date Fund, 타깃 데이터 펀드)와 미국 주식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 지수 펀드)의 비중이 특히 높아졌다. 대표적인 ETF 상품의 수익률은 S&P500 ETF는 41.64%, 나스닥100 ETF는 44.31%, 미국테크TOP10 INDXX ETF는 73.43%로 각각 나타났다.
퇴직연금 수급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계좌 57만3000개 가운데 13%는 연금 방식으로 수령했으며, 전체 수령 금액 기준으로는 연금 수령 비중이 57%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일시금 수령을 넘어섰다. 이는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연금 수령자의 계좌당 평균 수령액은 1억4694만원, 일시금 수령자의 평균은 1654만원으로 나타나 적립금 규모가 클수록 연금 형태의 수령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고,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취약 계층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투자에 익숙지 않은 가입자의 경우 금융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금 가입자는 퇴직연금사업자가 직접 구성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해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다.
가입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다른 퇴직연금사업자로 옮기고 싶을 경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6개월간 퇴직연금 이전 규모는 3조8000억원, 6만5000건에 이르렀다.
고용노동부는 연금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입자를 '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4가 꿀팁을 설명한다. 안정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안들이다. 디폴트옵션 제도,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푸른 씨앗중퇴기금 등이다. 예컨대 '로보어드바이저(RA)'를 이용해 적절한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 관계자는 "퇴직연금사업자와 투자일임업자가 힘을 합쳐 투자 전문 기술을 빌려 AI 상품 추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로봇어드바이저를 통해) 전문 기관이 개인 투자자의 매도와 매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취약 계층 연금 관리' 4대 꿀팁 [자료=고용노동부, 표=박진영 기자]
특히,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푸른씨앗중퇴기금'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과 힘을 모아 수익률을 높이는데 집중했고, 그 결과 지난해 누적수익률 14.67%, 연간수익률 6.52%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푸른씨앗중퇴기금의 운용관리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의 세심한 관리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의 전문성이 맞물려 기금 출범 이후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푸른씨앗중퇴기금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임금인상률 등 실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국내채권을 중심으로 국내외 주식을 편입해 운용중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양 기관은) 2023년에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채권 전략을 구사하면서 시장대비 우수한 성과를 실현했으며,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조와 미국 중심의 주식 상승에 힘입어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제도별‧권역별 운용 현황 [그래프=고용노동부]
■ 2024년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 4.77%…실적배당형‧IRP 선호
한편, 지난 9일 고용노동부가 밝힌 지난해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전체 수익률은 4.77%로,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 평균 2.86%보다 1.5배 이상 높은 실적을 거뒀다. 운용 방식별로는 원리금보장형은 3.67%, 실적배당형은 9.9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제도 유형별로 보면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IRP(5.86%)의 수익률이 가장 많았고, 이어 DC형(5.18%), DB형(4.0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증권사가 운용한 DC·IRP 계좌의 고수익 비중이 가장 높아, 10% 초과 수익률 계좌가 31.7%에 이르렀다. 반면, 은행(84.7%)과 보험사(77.6%)는 대부분 4% 미만의 수익률 구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