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영상 7도 이하면 장착" vs. "사계절용으로도 충분"… '윈터타이어' 정말 필요할까?
제조사·전문가, '윈터타이어' 장착 여부 놓고 시각차 뚜렷

[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운전자들의 고민도 시작된다. 겨울 한철만 사용하는 윈터타이어 때문이다. 장착을 하자니 구입 비용에 보관 공간 확보까지 성가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여서다.
'누군가가 해결책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뾰족한 답이 없어 운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현재 타이어 제조사들은 "안전을 위해 겨울철에는 윈터타이어를 장착하라"고 권한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전륜 구동과 4륜 구동 자동차의 경우 사계절타이어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후륜 구동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보유하고 있는 30대 A씨의 경우에는 올해 미리 윈터타이어를 장만했다. 지난해 폭설 때 다른 후륜 구동 자동차가 손쉽게 넘어가는 완만한 언덕을 올라가지 못한 기억이 영향을 미쳤다.
A씨는 "올해는 지난해처럼 완만한 언덕을 올라가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 윈터타이어를 구입하게 됐다"고 했다.
후륜 구동 자동차는 눈길에 취약한 구조를 가졌다. 앞바퀴가 회전하는 전륜 구동 자동차와 달리 뒷바퀴가 회전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따라서 뒷바퀴의 접지력이 떨어지면 미끄러운 눈길에서는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고급 세단과 고성능 자동차에 주로 장착되는 썸머타이어도 낮은 기온에서는 제기능을 하기 어렵다. 마른 노면에서 승차감이나 제동력, 굽이진 길 탈출 성능에 집중한 타이어이기 때문이다. 국산차에는 제네시스와 N 브랜드, 스팅어 등에 장착되며, 수입차는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등에 주로 쓰인다.
그런데 썸머타이어의 경우 주원료인 고무가 추위에 경화(단단하게 굳어짐)되면서 마찰력이 줄어들어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눈길에서는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취약점 탓에 국내 주요 타이어 제조사들은 "기온이 영상 7도 이하로 내려가면 윈터타이어로 교체할 것"을 권한다.
윈터타이어는 쉽게 경화되지 않는 특수 고무 컴파운드(혼합물)를 배합해 추운 날씨에도 충분한 접지력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타이어 제조사들의 설명이다. 또한, 앞·뒤 모두 동일한 접지력을 위해 타이어 4개 모두를 교체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사계절타이어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뉴스투데이에 "영상 7도 이하부터 윈터타이어가 필요하다는 타이어제조사의 주장은 눈이 잦은 북유럽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의 일환"이라면서 "윈터타이어 필요성은 영하 5도 기준으로 나뉘는데 겨울철 기온이 낮은 중부와 강원산간 지역에서는 필요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부지역에는 사계절타이어로도 겨울을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썸머타이어의 경우 윈터타이어로 교체해야 하지만 사계절타이어는 트레드(노면과 닿는 타이어 표면)가 새 타이어에 가깝다면 윈터타이어의 80% 기능을 해내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들여 윈터타이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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