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인터뷰] 랩투보틀 이동헌 대표, '피어펙트' 몽드 셀렉션 대상 수상..."과학으로 한국 과일술 '편견' 깨고 국제적 인정 받아"
KAIST 생명화학공학 박사 출신 이동헌 대표, '과학'으로 전통주 완성도 높여
충남 천안 배로 만든 ‘피어펙트’…‘2025 최고의 증류주’ 후보에 올라
“한국 과일로는 좋은 술 못 만든다”는 편견 깨고 전 세계에서 인정받아

[뉴스투데이=이가민 기자] 충남 천안 배로 만든 전통주 피어펙트(Pearfect)가 국제 품평회 '2025 몽드 셀렉션'(Monde Selection)에서 우수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대상(그랜드 골드, Grand Gold)을 수상했다.
몽드 셀렉션은 1961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창립된 국제 식품 품질 평가 인증기관이다. 전문 평가단이 맛과 향, 식감, 패키지 등 25가지 이상의 기준으로 상품을 평가한다.
피어펙트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 랩투보틀(주)의 이동헌 대표는 13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피어펙트는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는 2025년 최고의 증류주(Prize of the Jury)에서 최종 후보 5개에도 올랐다”고 밝혔다. 2025년 올해의 최고의 증류주는 오는 26일 프라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대상 수상으로 랩투보틀의 피어펙트는 출시 1년도 되기 전에 국제 대회 5회 수상의 쾌거를 달성했다.
2024년 출시 직후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인 영국 IWSC(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에서 동상을 수상해 한국 주류업계를 놀라게 했다. 1969년 영국에서 시작된 IWSC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주류 품평회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모인 출품작을 30개국 이상에서 모인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최종 우수제품을 선정한다.
이후 피어펙트는 2024년 싱가포르 SWSC(Singapore World Spirits Competition)에서도 은상을 수상해 전세계 주류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4월에는 세계 3대 디자인 대회로 알려진 독일 iF Design Award 2025, Asia Design Prize 2025 에서도 수상해, 품질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랩투보틀 이동헌 대표는, “한국의 대표 과일인 배로 만든 증류주가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게 되어 감사하고 놀랍다. K술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싶다. 대한민국의 술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피어펙트가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IWSC뿐만 아니라, 국제 식품 품질 평가 인증기관인 몽드셀렉션에서 연이어 수상을 한 것은 국가와 지역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앞으로 계속 세계를 만족시킬 제품을 전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피어펙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를 원료로 하는 브랜디로, 도수는 40도이다. 농업회사법인이 생산하는 주류인 만큼 고급 지역특산주로 분류된다. 충남 성환 배를 직접 착즙, 발효, 증류, 숙성하여 양조한다. 랩투보틀은 KAIST 생명화학공학 박사 출신의 이동헌 대표가 양조 명인과 함께 2022년 창업해,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피어펙트에는 랩투보틀이 자체 개발한 발효, 능동적 숙성, 액티브에이징(Active Aging) 기술이 적용되었다. 액티브에이징 기술은 기존 오크통에 증류주를 넣어놓고 기다리는 단순한 숙성 방식이 아니라, 숙성 시간을 단축하고 가속화하는 랩투보틀만의 독창적인 기술이다.
제품명인 ‘피어펙트’에는 대한민국 배(Pear)로 완벽한(Perfect) 술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풍부한 과일향과 오크 스파이시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배향이 깊고 길게 퍼져나간다는 점에서 주류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랩투보틀은 이번 수상을 기념하여 ‘피어펙트 28’과 ‘피어펙트 31’ 등의 출시를 준비 중이며, 종합주류 유통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천안시청 관계자는, “피어펙트는 천안 지역 농식품 중 국제 대회에서 가장 많은 수상을 한 제품일 것”이라고 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통주가 세계 주류 품평회는 물론 국제 식품 품질 평가 인증기관에서 최고상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랩투보틀의 피어펙트는 한국 전통주의 역사를 써나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이동헌 랩투보틀 대표와 일문일답.
Q: 카이스트 박사 출신인데, 어떻게 배를 활용한 전통주를 만들게 되었는가.
A: 양조라는 게 가장 전통적인 화학공학이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현대의 화학공정 기술을 전통주에 적용하고 싶었다. 그렇게 전통 산업에 현대 과학 기술을 접목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Q: 출시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국제 대회에서 5번이나 수상했는데, 그 배경이나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A: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일 증류주인 프랑스 꼬냑 지역의 헤네시와 레미 마르탱을 직접 방문해, 저희 제품의 시음을 진행했다. 외국인 분들에게 저희 술을 알리면서 한국 과일로 만든 술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것 같다. 과거에는 한국 과일로는 좋은 술을 만들기 어렵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있었는데, 저희가 그 선입견을 깨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 재료만의 새로운 특징들이 심사위원들에게 강하게 어필된 것 같다.
Q: 올해의 최고의 증류주 후보에 올랐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A: 처음엔 스팸 메일인 줄 알았다. 아직 최종 결과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Q: 앞으로 제품 출시 계획과 K술로서의 비전은 무엇인가.
A: 더 좋은 술을 만들고 싶다. 완성도를 높인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나갈 생각이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고, 우리나라 술에 대한 선입견도 조금씩 바꿔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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