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재명 후보 ‘커피 원가 120원’ 발언…정책 의도 왜곡된 채 정치 공방으로 확산
발언 배경은 ‘자영업 수익구조 개선’
정책 메시지 묻힌 채 정치적 논쟁만 남아

[전북/뉴스투데이=구윤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군산 유세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수익구조 현실을 언급하며 발언한 '커피 원가 120원' 표현이 정치권에서 의도와 다르게 소비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발언의 본래 취지는 자영업자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정책 방향에 있었음에도, 일부 정치권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발췌 인용을 통해 공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명 후보는 군산 유세 현장에서 “5만원 주고 땀 흘리며 닭죽 한 시간 고아 팔면 3만원 남는다. 그런데 커피 한 잔은 8천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 120원이더라”고 언급했다.
이는 고강도 노동에 비해 수익이 저조한 자영업 구조를 지적하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갖춘 사업 환경으로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후 논란이 일자 이재명 후보는 TV토론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커피 원가 얘기를 한 것은 그 원재료 값이 이만큼밖에 안 드는데, 시설 잘 갖춰서 팔면 다른 전업하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이 이야기를 한 것인데 이것을 왜곡해서 공격한 것”이라며, 본래 맥락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일부 세력의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전체 비용이 아니라 원재료만을 언급한 것”이라며 수치 자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허위로 인용하며 악의적으로 확대 재생산한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무고’로 맞고발을 예고하면서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정작 자영업자 보호라는 정책적 메시지는 묻히고 발언 일부만을 부각한 공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정당한 정책 논의가 실종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 구조를 정비하고 자영업의 공정성과 생존 기반을 확보했던 이력이 있다.
당시 상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불법 시설 철거 후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사례를 만든 바 있다. 이 후보의 커피 예시는 이와 같은 정책성과를 바탕으로 제시된 대표적인 비유였다는 분석이다.
전북 지역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발언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일방적인 비난보다는 해석의 여지를 인정하는 반응도 나타난다.
전주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원가 120원이라는 말이 현실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 맥락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고마운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정치인이 이렇게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며 현실 개선을 이야기한 건 오히려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군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또한 “우리는 매일 매출과 비용을 계산하며 하루하루 버티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자영업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이 후보가 직접 자영업 수익구조의 현실을 꺼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이 숫자 자체보다는 민생을 직접 언급하고 문제를 구체화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정책 후보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유세 현장에서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단지 상징이나 구호가 아닌 '수익률 구조'라는 실질적 기준으로 설명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번 논란은 발언의 진의가 어떻게 왜곡되고 정치적으로 소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한 수치 하나가 쟁점화되는 구조 속에서 오히려 실질적 민생 정책과 문제 해결 의지가 묻히는 것이야말로 더 큰 손실이라는 목소리가 지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