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출렁’…미중 관세 격돌에 투심 꽁꽁
코스피, 미중 관세 충돌 여파에 '내리막'
2,300선도 붕괴, 4월 외국인 8조 순매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올해 견고하게 잘 버텨왔던 코스피지수가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1년 5개월여 만에 2,300선이 무너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발표 뒤 일주일 만에 8.47%가 빠졌다. 이는 대외 불확실성이 얼마나 국내 증시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결국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 확산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4월 이후 약 8조원 가량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진행될 수 있는지에 주목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40.55포인트(1.74%) 내린 2,293.68에 거래를 마치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300선이 무너졌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중국 역시 맞서 보복 관세 조치를 예고하며 양국 간 무역갈등에 국내 시장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즉 미국과 중국의 관세 대치 국면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키울뿐 아니라 한국과 같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금융시장에 악영향이 가해지는 것이다.
관세를 둘러싼 시장 우려가 지속됨에도 트럼프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발표할 것이라며 강경발언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조정이 단기 이슈로 그칠 것인지, 아니면 중장기 하락 전환의 신호탄인지를 주목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오히려 지나친 공포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주요 수출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데다,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104%의 비현실적인 관세 현실화. 한한령 해제 기대감 등 중국 관련 모멘텀 유입됐던 업종들이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실제 전일 미디어·엔터주인 디어유(9.17%)와 하이브(6.72%), CJ ENM(6.26%) 등이 급락했고 코스맥스(6.72%), 아모레퍼시픽(2.79%), F&F(3.87%), 롯데관광개발(2.11%), 하나투어(4.23%) 등이 일제히 밀렸다.
환율 급등도 외국인 이탈(약 8조)에 불을 지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이날 국내 증시가 트럼프의 상호관세 90일 유예에 따른 미 증시 급등과 원·달러 환율(1,480원→ 1,450원대) 급락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관세 피해 업종 중심으로 급등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호관세발 이슈로 인한 급락으로 코스피는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9배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 시 국내 증시로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진입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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