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적자전환' 세정그룹, 현금성 자산만 일부 늘어...재무 건전성 '빨간불'
경기불황에 지난해 영업손실 80억
매출액 2862억...전년비 6% 하락
현금성 자산 838억...5.3배 증가
"박이라 대표, 경영 능력 입증해야"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패션업체 세정그룹이 실적 부진에 이어 현금 확보 필요성까지 제기되며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속된 경기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주력 브랜드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정그룹의 매출은 2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현금성 자산은2023년 약 1억5700만원에서 지난해 8억6400만원으로 약 5.3배 급증했다.

기업들은 통상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대출이나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한다. 특히 패션업계에선 부동산이나 브랜드 매각 등으로 현금 유입을 늘리는 사례가 많다. 다만 세정의 경우 실적 악화와 맞물리면서 이번 현금성 자산 증가가 구조적 개선이 아닌 위기 대응 차원의 일시적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세무사회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금 자산 증가가 실적 악화와 부채 증가가 동반된 경우라면 일시적인 현금 확보 흐름이기 때문에 이자 부담과 부채 의존이 높아져 구조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나아가 현금 보유율이 매출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라 불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세정그룹의 부채 비율은 2023년 44.9%에서 2024년 48.7%까지 증가했으며 배당금은 동기간 535만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세정그룹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와 관련해 자세한 답변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소비 시장이 급성장하는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면서 트렌드 변화에 뒤쳐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정그룹은 1974년부터 '올리비아로렌·인디안' 등 중장년층 고객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를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노후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점과 더불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2030 세대를 공략할 만한 브랜드 파워가 부족하다는 점은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30 세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다. 기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올드한 브랜드로 인식하고 외면할 수밖에 없다.
경영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박이라 OVLR 대표가 오너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립적 경영인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세정그룹 오너가 2세인 박 대표는 2022년 자체 브랜드 '모먼(MOMOENT)'를 론칭했으나 시장 안착에 실패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엔 김다인 전 마뗑킴 대표와 협업해 '다이닛(DEINET)'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박이라 사장이 한 차례 실패한 만큼 신규 브랜드와 사업 운영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세정그룹이 더 이상 수세적 경영에 머무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장기 침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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