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증권가도 ‘사상 최악’ SKT 해킹 파장…통신·보안주 '요동'
SK텔레콤 9개월 만에 최저…기관·외국인 대거 이탈
경쟁사 KT·LG유플러스 반사이익…연일 52주 신고가
보안 관련주도 급등세…변동성 확대 주의해야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 사태가 통신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입자 이탈과 잠재 비용 증가 우려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매도에 나서며 SK텔레콤 주가는 9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경쟁 통신사 주가는 반사이익 기대 속에 52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또다른 수혜주로 지목된 보안 관련 종목들은 단타 수요가 몰리며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 주가는 해킹 사실이 공식 발표된 지난달 22일 이후 30일까지 5만8000원에서 5만4300원으로 총 6.38% 하락했다. 29일 종가는 5만3400원으로, 지난해 7월 17일(5만290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소위 말하는 ‘큰 손’ 투자자들이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3억5860만원과 1188억4651만원어치 순매도했고, 개인이 1336억9860만원어치 순매수하며 하방을 방어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잠재 비용 증가다. 앞서 SK텔레콤은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모든 고객에게 무상 유심 교체를 약속했다. 가입자 수가 약 2300만명, 유심 1개당 원가가 약 4000원임을 감안하면 교체 비용만 약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수백억원대의 과징금, 집단소송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재무적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총 부담액이 1000억~2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시적인 여파는 가입자 이탈로도 나타나고 있다. 해킹 사고가 알려진 22일부터 최근 일주일간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로 이동한 번호이동 이용자는 9만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통신사에서 SK텔레콤으로 유입된 인원을 제외한 순감 규모는 6만명 이상으로, 이는 3월 한 달간 순감 규모(약 1600명)의 37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일 정부의 신규 가입 중단 행정지도가 내려진 탓에 순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약재는 경쟁사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KT는 22일부터 30일까지 총 4.44%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LG유플러스 역시 4.25% 오르며 1년새 최대 주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련 테마주도 들썩이고 있다. 유심칩 공급사로 지목된 엑스큐어(44.85%)와 유비벨록스(24.87%)를 비롯해 보안 솔루션 기업인 한싹(28.38%), 모니터랩(13.98%) 등이 이 기간 두자릿수 급등했다.
다만 테마주의 특성상 단기 급등 후 급락하는 등 변동성은 큰 상황이다. 실제 엑스큐어는 25일과 28일, 29일 3거래일간 상한가를 기록한 뒤 30일 신저가로 돌아섰다.
한편 증권가는 SK텔레콤의 고배당 성향에 주목하며 사태가 단기 비용 부담에 그친다면 주가 회복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은 6.6%로, 통신 3사 중 가장 높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통신주 주가는 실적과 규제, 주주환원으로 움직이는데 재무 부담이 1000억~2000억원 수준이라면 현재 주주환원 규모는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일회성 비용을 부담하는 수준에서 사태가 진정된다면 주가는 시차를 두고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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