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사상 최대 실적' 속 그림자…금융지주 순익 증가에도 자산건전성 악화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4.18 07:15 ㅣ 수정 : 2025.04.18 08:32

국내 금융지주 최대 실적 뒤 부실 우려 고조
은행권, 부실채권 매각 등 리스크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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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대출상담 등 업무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2024년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자산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하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하락하면서,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9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3조 8478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90%로 전년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50.6%에서 122.7%로 27.9%포인트 하락했다.​

 

■ 고금리·경기둔화…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연체로 이어져

 

이러한 금융지주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상환 부담 증가와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연체 차주는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4년 말 1.67%까지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2012년~2019년)의 장기평균 수준인 1.68%에 근접한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9월 0.65%, 10월 0.70%, 11월 0.75%로 점진적으로 늘어났고 그보다 더 작은 규모의 중소법인의 연체율 또한 9월 0.68%, 10월 0.74%, 11월 0.78%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5%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생산비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중소기업은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자영업자 역시 고초를 겪었다. 같은 해인 2024년 자영업자 대출금리 역시 6%를 웃돌았지만 자영업자 평균 매출은 2023년 대비 1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정비 부담이 큰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법인, 대기업에 비해 자기자본 대비 자산 비율이 낮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자 감당조차 어려운 사례가 속출하면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이다.

 

■ 시중은행, 부실채권 매각·중점관리 업종 재편 등 자산건전성 개선 노력

 

금감원은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은행들에게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와 함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부실채권 매각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2024년 시중 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인 1조2631억원 가량의 채권을 매각했다. 올해 4월에는 기업 대출 부실 위험 증가에 따라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이차전지 산업 등을 중점관리 업종에 편입하는 등 여신집중도 완화 작업에 착수했다. 잠재 부실 영역을 조기에 선정하고 연체 관리를 강화해 자산 건전성 관리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중으로 부동산 담보부여신, 기업회생채권 등 부실채권 6000억원 가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전년 동기(4400억원) 대비 38% 늘어난 수치다. 또  수출 비중이 크고 현재 생산능력 확보 능력이 취약한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 영향과 재무적 대응 능력을 고려해 리스크 수준을 파악하고 있다. 관세 부과 영향도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차별화해 모니터링하면서 상반기 말 정기 산업 등급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만 8656억원에 달하는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특히 부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기업자금대출과 기타대출금에서만 7059억원을 매각했다. 이뿐만 아니라 매월 건전성 협의체를 개최해 기업여신 현황을 공유하고 전 영업점에서 부실 우려 기업에 대한 분기별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작년 한해 동안 9788억원의 채권을 매각하며 자산 건전성 방어에 공을 들였다. 다만,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NPL 비율(2024년 말 기준 0.23%)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리스크 대응에 있어 유연한 기조를 취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시장 상황과 내부 검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 시 관련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금융당국 역시 금융지주의 자산 건전성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금융시장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금융지주의 잠재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한편, 중소서민 등 취약차주 보호를 보호하고 금융지주 차원의 관리 강화와 손실흡수능력 제고 등을 지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상호관세 등 예상치 못한 환경변화에 대비해 금융안정 및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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