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804)] 코스트코 진출에 일본 주유소들 줄폐업 위기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6.04 02:36 ㅣ 수정 : 2025.06.04 02:36

압도적 가격경쟁력으로 주유소들 매출 하락과 폐업 위기, 한국시장도 유사한 상황 겪을까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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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스코는 주유소 기능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미국의 대규모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는 한국에만 1994년 이래 19개 점포를 오픈하며 높은 매출과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 점포들과의 차이점이라면 회원제 주유소가 없다는 점이다.

 

해외 코스트코 점포에는 차를 몰고 오는 유료회원들을 위한 주유소가 마련되어 있어 쇼핑은 물론 저렴한 주유까지 가능하지만 한국에만 유독 주유소가 빠진 이유는 주변 주유소와 업계의 반발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코스트코는 한국과 달리 2015년부터 점포와 주유소가 함께 오픈하고 있는데 한국 주유소들이 우려했던 상황이 그대로 발생하고 있다.

 

당장의 상황은 저렴한 코스트코 주유소로 인한 주변 주유소들의 매출 하락 및 폐업이다. 한 예로 올해 4월 11일에 야마나시현에 오픈한 코스트코 미나미알프스 창고점 주유소의 가솔린 가격은 리터당 164엔으로 전국 평균보다 20엔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지 않고 주유소만 방문해도 손쉽게 연회비를 상회하는 이득을 볼 수 있다.

 

미나미알프스 창고점이 입점하기 직전인 3월 말에는 일본 농협이 직영으로 운영하던 주유소 3곳이 동시에 폐업했는데 농협 담당자는 ‘가솔린 수요 감소로 몇 해 전부터 운영합리화를 검토 중이었지만 코스트코 출점이 폐업을 결단한 이유의 하나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야마나시현 석유협동조합 역시 코스트코 입점 영향은 1년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셀프주유소 위주로 고객유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트코 주유소는 대형 정유사로부터 휘발유를 들여오는 일반 주유소와 달리 상사 등을 통해 더욱 저렴하게 조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164엔이란 가격 역시 실제 매입원가를 상회하는 판매가이기 때문에 독점금지법이 정한 덤핑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아 주변 주유소들은 확연한 가격 차이에 항의하거나 대항할 수도 없다.

 

이외에도 작년 11월 코스트코가 새롭게 오픈한 후쿠오카현 오고오리시(小郡市)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해당 지역의 주유소 관계자는 ‘원래부터 휘발유 판매량은 연 2~3%씩 감소하고 있었지만 코스트코와 상권이 겹치게 된 점포들은 1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코스트코는 일본 내에 총 3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2015년 이후 신규 오픈한 27개 점포 모두 주유소를 함께 갖추고 있는데 동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코스트코가 진출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주유소들의 줄폐업이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은 이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유행으로 주유소 매출이 하락하고 폐업률은 오르는 상황이지만 만에 하나 코스트코가 일본처럼 주유소 설치를 시작하는 순간에는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해보여 당분간은 한국 코스트코에서 주유소를 만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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