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5.16 01:38 ㅣ 수정 : 2025.05.16 01:38
일본 정계뿐 아니라 한류 문화에 익숙한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 고조
최근 한국 선거에 관심을 갖는 일본 젊은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이번엔 누가 대통령이 되나요?” 최근 일본 도쿄 시내에서 한국 유학생이나 교민들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한국 대선을 앞두고 일본 사회, 특히 정치와 외교에 관심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 한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이 한국 대선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차기 정권에 따라 한일 관계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사히신문과 NHK 등 주요 언론은 연일 대선 후보들의 외교 공약을 집중 조명하며, 차기 대통령이 한일 갈등을 완화시킬 인물인지에 대한 분석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특히 과거사 문제, 수출 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현안들이 새 정부에서 어떻게 다뤄질지에 따라 일본의 외교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 언론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한국 정치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류 문화에 익숙한 일본인들은 단순한 팬덤을 넘어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시야를 넓혀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국의 인기 아이돌이 투표를 독려하거나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경우, 일본 팬들도 자연스럽게 한국 정치 이슈에 노출되며 관련 기사나 유튜브 콘텐츠에 댓글을 달고 토론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한류거리로 꼽히는 도쿄 신오쿠보에서 만난 20대 대학생은 “K-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사회문제와 실제 정치 뉴스가 연결되면서 한국 정치가 더 가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선 결과는 동아시아 전체의 외교·안보 지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많은 일본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북한 문제를 포함해 미중 사이에서의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가야 하는 한국의 선택은 일본 외교 정책에도 직접적 파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언론에 따르면 외무성 관계자들은 한국 대선 주요 후보들의 안보관, 대미·대중 입장에 대한 정밀 분석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트위터와 5ch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한국 대선을 둘러싼 분석과 루머, 댓글전이 이어지고 있다. 후지TV에 나온 일본의 한 정치평론가는 “한국은 민주주의가 활발히 작동하는 나라로서 정치 변화가 빠르고 그에 따른 외교정책 변화도 즉각적이어서 일본에서도 흥미롭게 지켜보는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선은 이제 단순히 ‘이웃나라의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일본 사회의 정치적·문화적 관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국제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