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5.20 02:22 ㅣ 수정 : 2025.05.20 04:51
유학생 63%는 졸업 후 일본 취업 희망, 일본 사회에서 느끼는 고립감은 해결 과제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에 대학들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대학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외국인 유학생들의 일본 취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입학 직후인 1, 2학년들을 대상으로 취업세미나를 개최하거나 회사에서 사용하는 비즈니스 일본어를 필수 과목으로 추가하는 등 졸업 후 귀국이 아닌 현지 취업을 전제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하며 유학생들의 일본 정착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관서지방의 대표 대학 중 하나인 간사이대학(関西大学)은 1000명이 넘는 학부 유학생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문부과학성이 주관한 유학생 취직촉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현재는 전국 18개 국공립 및 사립대학의 사무국 역할을 맡아 올해 3월에는 회원대학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동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졸업생 취업 네트워크를 통합 관리하는 등 유학생들의 취업준비와 사후관리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쿄의 무사시노대학(武蔵野大学) 역시 4년 전부터 수도권과 관서지방의 9개 주요 대학과 협력하여 유학생들의 일본 취업을 위한 대학 간 정보교환과 합동 기업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외국과는 다른 일본만의 취업활동과 준비방법 등을 조기에 교육시키고 대학 취업팀 방문을 관련 수업에 필수로 포함시키는 등 유학생들도 일본인 대학생들과 똑같이 취업을 준비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일본 내 외국인 유학생은 2019년에 31만 명을 넘으며 2020년까지 3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1년 앞서 달성한 바 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신입생 입학이 중지되며 잠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2023년에는 다시 28만 명 수준까지 회복하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학생지원기구 조사에 의하면 2023년 기준 대학과정에 재학 중인 유학생 중 63%가 졸업 후 일본 내 취업을 희망했지만 실제 취업한 비율은 37.6%에 그쳤고 외국인 신입사원의 1년 내 이직률 역시 약 30%를 기록하여 일본인 신입사원의 15% 대비 2배를 기록하는 등 취업난이도와 입사 후 적응 모두가 쉽지 않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무사시노대학의 시마다 노리코(島田 徳子) 부총장은 외국인 직장인들이 느끼는 고립감과 고독감이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하며 기업들도 유학생들에게 선택받는 입장이라는 의식을 가지지 않는 한 일본 기업에 취직하길 희망하는 유학생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의 상황은 가까운 미래의 한국과 같다. 2000년대 이후 줄어드는 내국인 신입생의 빈자리를 채우고 등록금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렸던 국내 대학들은 최근 지방소재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학생들의 졸업 후 국내 취업을 위한 지원책을 하나 둘씩 내놓고 있다.
앞으로 몇 년 후면 일본 대학들처럼 대학 간 연계를 통해 본격적인 취업지원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구체적인 대응시기와 방법에 따라 대학은 물론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도 제각각일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