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796)] 관세가 778%인데도, 쌀 수입 작년 대비 20배 급증

정승원 기자 입력 : 2025.05.05 23:07 ㅣ 수정 : 2025.05.05 23:07

쌀값 파동 조짐에 정부와 기업 모두 미국산을 중심으로 쌀 수입 확대, 가격안정화 기대는 아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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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쌀 수입량이 기록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 계속되는 쌀 부족과 가격 폭등에 외국산 쌀에 대한 민간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778%라는 무지막지한 관세가 부과되어 국산 쌀보다 비싸지는 소매가로 인해 수입실적이 없다시피 했던 수입쌀이지만 국산 쌀의 가격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상사 중 하나인 가네마쓰(兼松)는 미국산을 중심으로 약 2만 톤의 수입쌀을 12월까지 일본에 들여올 예정이다. 처음엔 1만 톤을 계획했지만 식당과 소매점 등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주문이 몰리면서 향후에도 수입산 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쌀 유통 전문기업 신메이(神明) 역시 올해 7월까지 약 2만 톤의 쌀을 수입할 예정으로 이미 일본 내 판매계약이 모두 성사되었고 대형 상사인 이토츄와 마루베니, 스미토모 등도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쌀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수입된 쌀은 보통 1kg당 340엔 정도의 관세가 붙어 소매점에서 5kg기준 3000엔 정도에 판매된다. 하지만 같은 양의 국산쌀은 이미 4000~5000엔 정도, 일본 정부가 방출한 비축미도 3500엔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우위성은 충분하며 향후 공급부족이 해소되더라도 값싼 수입쌀에 대한 수요는 일정 부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외국산 쌀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들도 등장해 이온(イオン)의 경우 미국산 쌀과 국산 쌀을 8대 2로 섞은 상품을 전국 2000여개 매장에서 지난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식당들 역시 수입쌀을 적극 사용하기 시작해 규동 체인점 요시노야(吉野家)와 마츠야(松屋)는 쌀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작년부터 국산 쌀과 수입쌀을 섞어 쓰기 시작했고 올해 4월 들어 마츠야의 일부 점포에서 수입쌀 100%로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편 일본 정부 역시 총 77만 톤의 쌀을 무관세로 들여온다. 이 중 10만 톤은 비축미와 마찬가지로 유통업자들에게 입찰을 통해 넘길 예정이며 향후 트럼프 정권과의 교섭에서 미국산 쌀의 대량 수입을 교섭카드의 하나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쌀 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농림수산성이 지난 달 21일에 발표한 쌀 평균가격은 5kg 기준 4217엔을 기록하여 15주 연속 상승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배를 기록했다.

 

일본여행을 즐기는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비싼 주세로 인해 일본에서 위스키 몇 병만 구매해도 비행기 티켓 값을 회수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쌀을 구매하며 비행기 티켓 값을 회수하는 풍경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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