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가교보험사' 전환 전망에 한숨 돌린 가입자…노조 "결사항전" 반발
금융위, 정례회의서 가교보험사 설립‧일부 영업 정지 의결 예정
'계약자 보호' 방침에 안건 통과될 듯…이후 매각‧계약이전 추진
MG손보 노조 "정상매각으로 노동자·가입 고객 보호해야" 주장
보험계약자 "계약이전·매각 어느 방식이든 계약 온전히 유지돼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보험계약자와 노조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약자들은 안도하는 모습인 반면 노조는 가교보험사 설립에 강하게 반대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 일부 영업 정지와 가교보험사 영업인가 안건을 의결한다. 가교보험사란 파산 위기에 처한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관리하는 임시 보험사다.
가교보험사는 예금보험공사 100% 출자로 설립되며, MG손보를 인수할 제3자가 나타나거나 다른 손보사로 계약이전이 이뤄지기 전까지 MG손보의 자산 및 부채를 떠안게 된다. 가교보험사가 설립되면 MG손보의 신규 보험 계약 등은 전면 중단되고 계약 업무를 제한적으로 수행한다.
보험사로서의 운영이 제한되는 만큼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때문에 매각 또는 계약이전을 위한 일부 인원에 대해서만 고용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유로 MG손보 노조는 '결사 항전'까지 거론하며 가교보험사 설립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MG손보 노조는 MG손보 매각 과정에서부터 금융위에 날을 세워왔다. 노조는 금융위가 지난해 MG손보 3차 공개매각이 무산된 이후 수의계약으로 재매각을 시도하면서 '밀실야합'을 통해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비판해 왔다.
당시 노조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반대했고, 결국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노조는 전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사는 신계약 영업의 활발한 체결을 통해 계약을 선순환시키며 유지, 운영, 발전하는 구조"라며 "보험사에 신계약 체결 영업을 정지시키는 것은 보험회사에 사형선고와 동시에 사형집행을 단행하는 극악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현재 검토 중인 일부 영업 정지와 폐쇄형 가교 보험사 검토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금융위는MG손보의 계약을 5개 대형 손보사로 계약이전 하는 방식으로 MG손보 노동자와 설계사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MG손보를 정상매각해 노동자와 영업가족, 그리고 125만 가입 고객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아 올바른 선택을 해줄 것을 간절히 염원하며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험계약자들은 가교보험사 설립 검토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MG손보 보험계약자 오픈채팅방에서는 청·파산이나 계약조건을 변경하는 감액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데 안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MG손보 보험계약자는 <뉴스투데이>에 "보험상품을 가입한 입장에서는 청·파산이나 감액이전이 아닌 온전한 계약이전이나 MG손보 매각이 가장 좋은 결과"라며 "어느 곳으로 매각되거나 계약이전이 되더라도 계약만 유지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계약자는 "금융당국이 보험계약자 보호를 언급한 만큼 가교보험사 설립을 통해 계약자 보호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달 7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MG손보 처리 방안에 대해 "보험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 등을 고려해 협의와 조율이 완료되면 이달이라도 처리방안을 내놓겠다"면서 "가교보험사 설립 등 제한적인 옵션 중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이 계약자 보호를 언급한 만큼 금융위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파산이나 감액이전을 결정한다면 보험계약자의 피해가 클테지만, 금융위가 계약자 보호를 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가교보험사 설립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가 가교보험사 설립을 결정하면 MG손보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해 인건비를 절감하고자 할 것"이라며 "이후 대형 손보사로의 계약이전 또는 MG손보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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