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인터뷰]부산 여성 권익 향상 선봉장 (사)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 최미경 회장

김영남 기자 입력 : 2025.05.22 11:37 ㅣ 수정 : 2025.05.22 11:44

최미경 회장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위한 지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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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 최미경 회장. 사진=김태형 기자

 

[부산/뉴스투데이=김영남 선임기자]지난 2월 부산지역 여성단체에 새로운 수장이 등장해 지역사회단체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장본인은 바로 (사)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 최미경 회장이다.

 

(사)유라시아교육원 부원장을 맡아온 최미경 회장은 부산대 의류학과 출신으로 모스크바 루데엔 대학교(RUDN, Peoples’ Friendship University of Russia, 인민우정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특히 부산 여성단체협의회 재무이사, 부산여성 휘트니스 협회 회장, 외교부 소관의 공익법인, 한국-러시아 보육원 후원회 임원, 부산대 효원 협동조합 이사장 등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평범함 속에 강력한 특별함이 엿보인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의 화사함을 닮은 최미경 회장은 첫 인상에서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모습이다.

 

대체로 사회단체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강한 카리스마를 연상시키는 사회운동가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흔하디 흔한 사회운동가의 유형이다. 최미경 회장은 지금껏 기자가 만난 사회단체 수장과는  다른 이미지다. 부드러운 어조 속에 특정 문제 인식에 대한 뼈를 때리는 예리함이 숨어 있다. 

 

5월의 화사함을 닮은 미소 속에 숨겨진 그녀만의 논리로 무장한 지성이 아우러져 있다. <뉴스투데이>가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사)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 최미경 회장을 만나 그녀가 그리는 협회 비전과 철학 그리고 해결해야 할 숙제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최미경 회장과의 일문입답이다.

 

Q.회장님께서는 한국휘트니스협회 소속으로 다양한 여성 관련 단체와 보육, 교육, 국제교류 활동에도 참여해오셨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살아오신 길과, 여성 운동과 공공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들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A.2025년 4월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22.7만 명 많습니다. 그런데도 남녀 양성평등의 길은 멀고, 여성 취업의 어려움이나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과 같은 차별도 대한민국에 여전합니다. 이는 그 자체로 이미 불공정하고 불평등하고 국민 각자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사회경쟁력,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현실과도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성 운동과 공익활동을 연계하여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고 사회적 역할을 다하자는 뜻에서 여러 여성단체에서 일했습니다. 한국휘트니스협회와의 인연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20여년전에 (사)윈드서핑연합회에서 활동해왔던 이력으로 체육계와 연이 닿아 3년전부터 (사)한국휘트니스협회의 회장을 맡아왔고,  그 전에는 모교인 부산대학교 동문회 산하의 효원협동조합 이사장, 보육원 후원회, 2030 엑스포 유치 범여성추진협의회, 글로벌허브도시 부산 범여성추진협의회,  국제교류 공익법인 등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사회운동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주부이고, 어머니이고, 평범한 실무 활동가라고 스스로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Q. 삶을 이끌어온 좌우명이나 신조가 있으시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또 회장님의 철학이 여성단체 활동에서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거창하게 철학이라고 할 것까진 없고요, 대의명분과 사회발전을 위해 굽히지 않고 가되, 적은 만들지 말자는 태도를 늘 견지했습니다. 인화와 화합의 덕이라고 할까요,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조직 내에서는 조화와 중용의 미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모두 인격이 다르고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른데, 갈등이 없는 조직은 없다고 생각해요. 갈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잘 찾아낼 수만 있다면, 갈등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 조직 발전이나 조직 문화의 개선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왕 일하는 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신나게 일하면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신장하거든요. 그래서 되도록 드러내지 않고, 소문내지 않고, 물밑에서 그리고 막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백조처럼 물 아래에서 발을 요리조리 많이 움직여가며 말이죠. 어디서 어느 자리에 있든지 간에,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용히 할 일을 하자, 그게 저의 신조라면 신조입니다. 

 

Q.부산시 여성단체협의회는 40년 넘게 지역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활동해온 단체입니다. 제32대 회장으로서 맡게 된 소임의 의미는 무엇이며, 가장 먼저 중점을 두고자 하는 과제는 어떤 것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부산시 여성단체 협의회가 부산을 대표하는 여성단체이고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여성 기구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시에서도 우리 여협의 위상을 늘 그렇게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여협이 지금의 여협으로 성장하고 발전한 데는 지난 31대까지의 회장님들의 노고와 임원진, 실무진의 노력이 컸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부산 여성의 권익을 대변하는 여성 대표기구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아직 분열되어 있다는 것과다른 뜻 있는 시민단체와의 정책 연대 등이 시민들이 바라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가 하는 점 등이라고 하겠습니다. 

 

현재 부산시 여성단체 협의회에 회원으로 가입되어있는 개별 여성단체가 24개인데요, 그래서 이 숫자부터 크게 늘려보자, 분산된 부산 여성의 목소리를 한군데로 모으는 데 가장 역점을 두자, 그렇게 마음먹고 있습니다. 뭉쳐야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뭉쳐야 권익 신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수월해지니까 말이죠.  

 

Q.올해 신년 인사회에서는 '차별 없는 부산', '더 나은 평등' 같은 키워드가 여성단체의 실천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양성평등 도시 부산’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나 활동 방향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A.결국은 교육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세상을 바꾸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급속도로 달라지고 기술과 경제, 문화 환경은 계속 바뀌는데 바뀌는 세상을 따라가고 나아가 선도하기 위해서는 여성 대상의 새로운 직업교육, 사회교육, 기술경제교육, 국제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물론, 여성 정치학교 등도 중요하고 시군구 자치의회 등에서 여성 의원 숫자를 인구수와 성별에 비례하여 대폭으로 재편하는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인구는 여성이 더 많은데 제도적, 정치적 무대는 거의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 이 현실이 제 임기 2년 중에 어느 정도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고, 그 방향에서 최대한으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Q.회장님은 취임사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함께 사는 따뜻한 도시’를 강조하셨습니다. 인구절벽 시대를 맞아 여성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A.인구절벽 문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커다란 사회 문제여서 그 해법을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젊은 예비 부모들에게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출산장려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현실화하고, 교육비 양육비 지원 등에서도 여러 제도적 개선들이 같이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작은 시군구 단위에서 모범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 공동체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 우리 부산에 빠르게 적용하는 그런 노력도 해야겠지요. 

 

‘함께 사는 따뜻한 도시’와 관련해서는 이민청 유치 경쟁에 늦게라도 뛰어들어 부산에 이를 유치하도록 애써야겠고, 부산에 와있는 외국인 숙련 기술자, 고급 기술자, 우수한 해외 유학생이 노동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유학 비자가 만료되어도 가족과 함께 부산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상북도가 그런 접근법으로 인구 위기 문제도 다소 해소하고 지역의 기술경쟁력도 높이면서 다가오는 다중문화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처하는 그런 현명한 정책을 모범적으로 쓰고 있지 않습니까. 부산도 경상북도의 외국인 정책을 빨리 배워서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Q.부산시여성단체협의회는 정부·지자체·경제계와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혀 오셨습니다. 앞으로 부산시 및 유관기관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싶으신지, 또 이미 추진 중인 협업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새로운 여성 교육이 시급하다고 보고, 부산 여성가족과 평생교육 진흥원 (여평원)을 비롯하여 여러 관계 기관과 이 문제를 논의 중이고, 시와 의회, 경제단체, 각 대학, 평생교육원이나 평생학습관 등에도 이해와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성인지 감수성 교육의 전반적인 개선과 확대 등도 교육청, 지역 대학, 관공서, 시민단체 등과 협업하여 여협의 주요한 사업으로 추진해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Q.여성의 직업역량 강화, 창업 지원, 평생교육, 사회참여 확대도 협의회의 주요 활동 중 하나입니다. 특히 청년 여성이나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실질적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리며, 향후 계획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A.저희 여성단체 협의회에서 진행하는 양성평등 사업중에 해마다 해오고 있는 의식확산을 위한 공모사업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수 십년간 저희 단체에서 해오던 여러 형태의 봉사활동들을 단순 봉사 차원을 넘어선 중.장년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환해보고 싶습니다. 예를들면 노인 돌보미, 영유아 보육등 저희들이 늘 해오던 봉사활동을 좀 더 전문화하고, 시스템을 갖춰서  여협만의 특성을 살린 ‘돌봄(care) 커뮤니티’를 형성하게되면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늘어나는 노인 인구의 사회 참여도도 올 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끝으로 협의회의 장기적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회장님이 꿈꾸는 ‘부산 여성단체협의회 10년 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요.

 

A.회장의 2년 단임제를 철저히 지키는 단체여서 장기적 비전을 설정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희 협의회는 부산여성의 삶과 권익향상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정책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부산광역시가 최초의 여성단체장을 배출하는 날이 멀지 않기를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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