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돌아온 '1세대 SNS' 싸이월드, 추억 팔이로 끝날까? 메타버스·NFT로 날아오를까?

전소영 기자 입력 : 2021.12.18 10:45 ㅣ 수정 : 2021.12.23 09:11

베타버전 시작… 안정화·고도화 작업 거쳐 내년 1월 정식 서비스 / 이용자 관심 유도엔 성공적… 제페토·게더타운 등과 차별화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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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Z 홈페이지 캡처 [사진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90년대생들의 추억 보따리 ‘싸이월드’가 이용자들의 곁으로 돌아온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NFT(대체불가토큰) 기술 등을 엎고 재도약에 나선 싸이월드가 과거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SNS 왕의 귀환' 싸이월드의 역사 / 고전 딛고 '싸이월드Z'로 재탄생

 

1999년에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국내 1세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2000년대를 주름잡은 싸이월드는 한때 회원 3200만여명을 거느리고, 월 방문객이 680만명대를 육박할만큼 국내 이용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던 미니홈피 서비스는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니홈피는 기본적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다이어리(일기) 서비스를 제공했다. 미니홈피 내에는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는데 ‘일촌맺기’와 ‘방명록’, ‘쪽지’ 등은 가까운 지인은 물론이고 모르는 사람들과의 친분을 쌓으며 인맥을 넓히는 효과를 냈다. 또 ‘친구찾기’는 오래전 연락이 끊긴 인연을 다시 이어주기도 했다. 특히나 미니홈피 BGM(배경음악)이나 자신만의 가상 공간인 미니룸을 꾸미는데 사용되는 가상화폐 ‘도토리’는 싸이월드 신드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고공행진하던 싸이월드의 인기는 2010년대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한 거대 SNS들의 성장으로 점차 사그라들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싸이월드는 2015년 10월 방명록과 쪽지, 일촌평 등 몇몇 핵심 기능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8년 3월 싸이월드는 새로운 뉴스 서비스 ‘큐’(QUE)를 도입해 재도약을 꿈꿨으나 내부 자금 사정 등을 이유로 끝내 무산됐다.

 

2019년 10월에는 서버 대금 미납으로 이용자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접속 불가에 이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6월에는 세금체납으로 인해 국세청의 직권으로 사업자 등록이 말소된 것으로 알려지며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던 싸이월드에 한줄기 빛이 내렸다. 

 

올해 1월 SKYE&M을 비롯한 5개 기업이 컨소시엄(연합체)을 구성해 설립한 ‘싸이월드Z’(대표 손성민)가 당시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와 서비스 양도 계약을 체결을 맺으며 본격 부활 신호탄을 울렸다.

 

당초 싸이월드Z 올해 3월 기존의 서비스를 정상화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웹과 모바일을 동시 오픈하기 위해 두달의 시간을 더 두고 5월에 재개장하기로 변경했다. 그런데 고객 정보·사진·영상 저장 서버가 수명을 다해 데이터를 백업하는 과정에서 복원 시간이 늦어지며 7월로 또다시 연기했다. 게다가 7월에도 해외 해킹 공격이 포착돼 재개 2시간을 앞두고 연기 소식이 전해졌다.

 

기다리던 이용자들의 불만은 폭주했고 재개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됐다. 

 

이처럼 다사다난했던 1년여를 보낸 싸이월드Z는 올해를 10여일 남겨둔 17일 이용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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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한컴타운 [사진 = 한글과 컴퓨터]

 

■ '싸이월드Z', 무엇이 달라질까 / 메타버스·NFT 등 신기술 적용

 

싸이월드Z는 NFT와 메타버스 도입으로 미래산업 선점에 박차를 가했다. 

 

미니홈피는 기존 형태를 유지하되 미니룸과 미니미는 3D로 구현한다. 여기에 더해 한글과컴퓨터와 손을 잡고 디지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 ‘싸이월드 한컴타운’을 구축한다. 

 

최대 10명을 초대해 소규모 미팅을 할 수 있는 ‘마이룸’과 최대 500명이 접속해 대규모 행사나 세미나를 열 수 있는 ‘스퀘어’로 꾸려진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아바타와 배경 템플릿 지원을 늘리고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겸비해 엔터테인먼트, 쇼핑, 교육 분야로 사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 NFT를 접목해 블록체인 생태계로 이용자들을 유도한다. 기존에는 도토리로 아이템을 회원들에게 판매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메타버스에서 이용자들이 크리에이터로서 NFT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꾸려가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메가박스,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이 한컴타운 내 입점이 예고돼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열렸다. 이들 기업을 통해 추후에는 메타버스 내에서 은행 서비스 이용과 영화 티켓 예매 등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오후 3시42분부터 싸이월드 한컴타운 웹 베타버전(시험용)을 시작했다. 서비스 안정화 및 고도화 작업을 거쳐 내년 1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SNS ‘싸이월드’와 싸이월드 한컴타운의 통합앱도 이날 함께 출시 예정이었으나,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승인이 나지 않은 관계로 출시일이 미뤄지게 됐다. 때문에 싸이월드는 앱 심사를 마치고 난 후에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Z는 무엇보다 기존 이용자들의 데이터 복원에 사력을 다했다. 

 

100명 이상의 개발자와 복원 인력을 투입해 170억장의 사진, 1억5000만개의 동영상, 2억개의 다이어리, 68억개의 포스팅 등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스누아이랩과 에스프레소미디어와 AI·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업컨버젼(up-conversion, 저해상도의 사진, 동영상을 고해상도로 변환하는)하는 서비스를 구축하는 비밀보장 계약을 체결했다. 

 

덕분에 원본보다 고화질의 사진을 받아볼 수 있을 거란 이용자들의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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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월드 유튜브 캡처 [사진 = 뉴스투데이]

 

■ 메타버스 시장서 싸이월드 한컴타운의 생존 전략은

 

싸이월드 부활을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추억 소환에 대한 기대와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민심을 붙들어 둘 수 있을지 의문이 공존한다. 

 

싸이월드 이용자 이모(26)씨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과거 사진과 동영상 등 각종 기록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설렌다”며 “무엇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얘기는 들었지만 크게 관심을 두진 않았다. 그런데 싸이월드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한다고 하니 한번쯤 이용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박모(29)씨는 “싸이월드 안에 중·고등, 대학 시절의 모든 추억이 남아있는 만큼 서비스 재개가 매우 기대되고 기다려진다”며 “예전만큼의 화제성이나 새로움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과거 자료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전모(24)씨는 “싸이월드 부활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사진과 동영상 등 추억이다. 이는 싸이월드 이용자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라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돌아온 소식을 접하긴 했으나 이에 대한 기대는 사실 크지 않다. 제페토 등 기존의 플랫폼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될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싸이월드Z의 ‘추억 마케팅’은 떠났던 이용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데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싸이월드Z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추억 마케팅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싸이월드 한컴타운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게더타운’, ‘로불록스’ 등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 메타버스는 접속은 가능하나 실질적인 업무는 어려운 상태다. 이번에 바로 적용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한컴오피스를 메타버스 적용해 그 안에서 문서편집 등 실질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한다면 싸이월드 한컴타운만의 차별성이 생길 것”이라며 “싸이월드제트의 풍부한 데이터와 힘을 모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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