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음식물처리기 시장, ‘환경오염’ 논란에도 전망 밝은 이유는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6.14 13:00 ㅣ 수정 : 2022.06.14 15:47

음식물처리기시장, 2023년에 1조원대로 커질 전망
설문조사 결과 20~59세가 가장 구매하고 싶은 제품으로 우뚝
신일전자, 홈쇼핑 방송에서 50분만에 3억원대 매출 '기염' 토해
윤석열 정부 음식물처리기 시장 육성 적극 지지
중소업체 중심에서 최근 대기업 참여로 시장 활성화
SK매직, 국내 최초 순환 제습 건조분쇄 기술 적용 제품 내놔
삼성전자, 2020년 특허청에 '더 제로'라는 상표권 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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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밖으로 들고나가 버리지 않아도 알아서 처리해 주는 ‘음식물처리기’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는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음식물처리기는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라고 불리는 이른바 ‘디스포저’가 있다. 최근에는 미생물 발효나 분쇄건조형 등 다양한 방식의 음식물처리기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음식물처리기는 1990년 처음 등장했지만 악취 등 문제로 판매가 중단됐다. 그후 2012년 용도와 음식물 양에 제한을 두고 판매가 일부 허용돼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음식물처리기는 음식물 쓰레기를 집 밖으로 가져갈 필요가 없어 ‘주방혁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수관과 환경을 파괴하는 원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기업이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까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장밋빛 전망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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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가전으로 주목받는 ‘음식물처리기’ 

 

음식물처리기가 처음 등장한 시점은 1995년으로 꽤 오래됐다. 하지만 하수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판매·사용이 금지됐다. 

 

이후 2012년 규제가 완화되면서 가정용에 한정해 ‘음식물 쓰레기 중 20%까지만 용수와 섞어 상하수도로 흘려보낼 수 있으며 나머지 80% 잔여물은 따로 수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다시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꾸준하게 성장 기반을 다져온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최근 몇 년새 ‘신가전’으로 떠오르며 급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 규모는 5000억~6000억원대로 점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000억원 규모와 비교해 2~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오는 2023년까지 1조원 규모로 확대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음식물처리기 보급률도 현재 1% 내외에서 2023년에 5%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음식물처리기 인기는 실제 기업들의 판매량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신일전자는 지난 1월 진행한 홈쇼핑 판매 방송에서 음식물처리기 제품을 50분 만에 3억4000만원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이달 말에는 성능과 디자인을 더욱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음식물처리기는 아직까지 대중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구매하려는 의향이 큰 가전에 속한다. 

 

모바일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가 공개한 ‘가전제품 트렌드 2022’에 따르면  20~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구매를 희망하는 주방가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음식물처리기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직접 음식물처리기를 사용해본 소비자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지난해 결혼해 혼수 장만하면서 미생물 방식의 음식물처리기를 구매한  김모(34)씨는 “남편이 음식물쓰레기 봉투 들고 다니는 걸 몹시 싫어해 구입했는데 자잘한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또 “뼈나 씨앗 등은 별도로 분리해 일반 쓰레기로 분리해 버려야 하고 기계가 계속 돌아가는 점은 아쉽지만 그런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가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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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 에코 음식물처리기와 SK매직 에코클린 음식물처리기 [사진 = 신일전자, SK매직]

 

■ '사용 원천 차단' 논란에도 성장 전망 '여전히 맑음'

 

사실 일부 음식물처리기를 둘러싸고 배수관을 망가뜨리고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대중화된 음식물처리기 '디스포저'는 주방 싱크대에 부착해 남은 음식물을 갈아 바로 하수구로 버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일부 기업이 2차 처리로 걸러진 음식물 찌꺼기를 소비자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준다며 디스포저 제품 사용을 유도하는 판매방식을 펼쳤다. 

 

현행 하수도법은 음식물 찌꺼기 가운데 20% 미만만 하수도로 배출하고 나머지 80%를 회수기를 통해 따로 수거해야 한다.

 

그러나 디스포저는 음식 찌꺼기를 제대로 거르지 않고 하수도로 그대로 흘려보낸다. 그렇게 되면 상당 부분은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결국 배관 막힘과 하수처리장 오염 가중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쇄식 음식물처리기가 수질 악화를 야기할 수 있어 사용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하수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를 통해 하천 수질 악화 문제를 미연에 막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수질 악화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음식물처리기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약속한 공약이기도 하다. 신축 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갈아서 버리고 주택 지하에 설치된 공동 수거함에 분쇄된 음식물쓰레기를 한차례 모았다가 다시 분리수거하는 방식으로 음식물처리기를 도입하겠다는 게 그의 뜻이었다. 

 

새 정부의 지지 입장에 그동안 음식물처리기시장은 신일전자를 비롯해 스마트카라, 에코체 등 중소기업이 주축을 이뤄왔지만 최근 대기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SK매직은 지난 10일 국내 최초 순환 제습 건조분쇄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제품 ‘에코클린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했다. 이는 공기 중 습기를 물로 변경하는 제습기 원리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음식물 처리기 시장 진입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특허청에 ‘더 제로’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 설명과 지정상품이 가정용 전기식 음식물 쓰레기 발효·처리·압착기와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음식물 쓰레기 미생물 처리기 등으로 정해졌다. 정확한 출시 여부나 시점 등은 알 수 없지만 시장 진출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다만 가전업계는 친환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와 하수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기존 디스포저에서 나아가 미생물 분해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 중이다. 예컨대 신일전자는 '고온 건조 맷돌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하고 분쇄하며 '데미스터 제습 방식'을 통해 음식물 냄새와 습기를 투명한 물로 응축해 환경오염을 줄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음식물처리기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 처리기 시장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사용 후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 다른 가전 보다 입소문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기존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사용 후기가 이어져 향후 성장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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