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이커머스 대기업이 ‘배송’ 전쟁에서도 위너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5.09 00:30 ㅣ 수정 : 2025.05.09 00:30

[기사요약]
전자상거래 대기업이 라스트마일 분야에서까지 배송전문 대기업 넘어설 수 있는 이유 알아본다
쿠팡과 CJ대한통운의 배송,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전략적 접근
‘소비자 경험’ 위한 주도적 투자 결정과 ‘물류 효율성과 ESG’ 위한 수동적 투자 결정의 차이
아마존, 2026년까지 40억달러 투자.. 배송 네트워크 확장하고 미국 시골 지역 배송 속도 높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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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fsengineers]

 

[뉴스투데이=김승한 (주)JNDK 본부장, 경기대 겸직교수] 지난 5월 1일 아마존이 2026년까지 농촌 지역 라스트마일 인프라 구축에 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전통적인 배송기업인 UPS, 페덱스(Fedex) 등은 연일 감원소식이 들려오는 것과 달리,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대기업이 오히려 라스트마일 분야에서까지 배송전문 대기업을 넘어설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연초 전통의 배송전문 대기업인 CJ대한통운은 1993년 택배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7일 배송제'를 시작했다.

 

시행 당시부터 현재까지도 365일 배송서비스와 관련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들리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미 국내 택배점유율(물량 기준)에서 쿠팡에 역전당한 CJ대한통운으로서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쿠팡과 CJ대한통운의 365일 배송서비스 간의 전략적 차이점을 살펴보고, 다음으로 최근 이커머스 공룡 아마존의 배송지역 확대전략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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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ymnts]

 


• 이커머스 대기업의 365일 배송 전략 특징 - 쿠팡 vs. CJ대한통운

 

쿠팡의 365일 배송 서비스와 CJ대한통운의 7일 배송제는 이름만 보면 둘 다 ‘연중무휴 배송’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전략적 접근이다.

 

쿠팡은 초고속-즉시성 중심의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접근했던 반면, CJ대한통운의 7일 배송제인 ‘매일 오네’ 서비스의 시작은 일부 이커머스 유통업체(예: 무신사, 마켓컬리 등)와의 협업에 따른 것으로 효율성과 노동안정성, ESG(탄소 저감) 등의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운영방식에서도 쿠팡은 자사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직접 배송 형태라면, CJ대한통운은 고객사의 배송대행 형태로 빠른 배송보다는 느린 배송을 의도적으로 제안/선택하는 것을 유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따라서 쿠팡은 생필품,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소비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맞춘 반면에 CJ대한통운은 의류, 도서, 잡화 등 긴급하지 않은 품목을 목표로 했다.

 

아래는 쿠팡과 CJ대한통운 각각의 서비스를 비교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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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필자 작성]

 

요약하면 쿠팡은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엔드 투 엔드’ 자동화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CJ대한통운은 고객사 물류 효율과 ESG를 위한 ‘B2B 고도화 물류 인프라’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 경험’을 위한 주도적 투자 결정과 ‘물류 효율성과 ESG’를 위한 수동적 투자 결정의 차이가 경쟁의 궁극적인 승자를 판가름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다.

 


• 아마존의 시골 지역 배송 인프라 투자

 

아마존은 2026년까지 40억달러를 투자해 배송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미국 시골 지역의 배송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 200개 이상의 배송 스테이션 구축으로 2026년 말까지 회사는 시골 지역 배송 네트워크 규모를 세 배로 확대, 플로리다주 밀턴부터 알래스카주 노스폴까지 수천 개의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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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asmith]

 

수석부사장인 우딧 마단에 따르면, 이 확장을 통해 아마존은 120만제곱마일의 1만3천개 이상의 우편번호 구역에 사는 고객에게 매년 10억개 이상의 패키지를 더 배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텍사스를 합친 크기와 같다고 했다.

 

현재 아마존은 이들 지역의 최종 배송 서비스를 미국 우정국(USPS)과 UPS에 일부 위탁하고 있지만, 두 운송업체 모두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USPS는 일부 시골 우체국의 우편물 접수 및 수거 절차를 통합해 오전과 오후에 나눠서 운영하던 운송 경로를 단일 경로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우편물은 운송에 하루가 더 소요되기도 했다.

 

한편, UPS는 일부 시골 지역의 배송 일수를 단축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UPS는 일부 우편번호 구역의 배송을 통합해 차량 적재 효율을 높이고, 해당 소포의 운송 시간을 하루 더 늘렸다.

 

시골 지역은 일반적으로 운송업체가 배송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며, 대도시에 비해 수취인이 장거리에 분산되어 있어 UPS와 페덱스는 추가 요금을 부과해 원거리 지역 배송 비용을 충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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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comengine]

 

이런 배송전문 기업들과는 달리 아마존은 UPS와 페덱스에 비해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은 시골 지역 배송 확장 성공을 통해 고객 수요를 늘리고, 매출을 성장시키고 결국은 물류 운영의 효율성까지 높이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2020년 시골 지역에 첫 배송 스테이션을 개설하고 3년 후 소도시 배송 네트워크 확장을 시작했는데, 수석부사장인 마단에 따르면, 이 같은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이러한 지역의 평균 배송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소비자의 경험 향상을 목표로 한 라스트마일 인프라 확보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아마존, 그리고 쿠팡 같은 이커머스 대기업이 배송전문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하는 필자의 판단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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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한(Seunghan Kim) ▶ 서울대 산업공학 박사 / (주)JNDK 본부장 /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 (전) 전국화물자동차우송사업연합회 단장 / (전) (주)화물맨 부사장 / (전) (주)포테닛 사장 / (전) SK 융합물류본부장(상무) / (전) 삼성SDS 물류BPO 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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