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에 사상 첫 '미국 출신' 프레보스트 추기경 선출…2027년 방한 예정
교황명 레오 14세…중도 성향에 '개혁-보수 균형 잡을 인물' 평가
2027년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방한할 듯…역대 네 번째 교황 내한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7일 만에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이다.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선출했다. 이틀간 네 번의 추기경단 비밀회의(콘클라베)를 거쳐 결정된 결과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사용할 교황명은 레오 14세다.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며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명 레오 14세에 대해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브루니 대변인은 "레오 14세라는 교황명 선택은 레오 13세의 회칙 '레룸 노바룸'으로 시작된 현대 가톨릭 사회 교리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라며 "이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살아가는지 교회가 고민하고 있다는 분명한 언급"이라고 덧붙였다.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레오 14세는 2015년 페루 시민권을 획득하고 그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레오 14세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에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다.
레오 14세는 선출된 이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서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교황으로서의 첫 발언을 했다. 이어 스페인어로도 같은 말을 반복한 뒤 전 세계인에게 내리는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 전통에 따라 라틴어로 말을 맺었다.
교황 즉위 미사는 통상 선출 후 일주일 이내에 이뤄진다. 레오 14세는 선출 다음 날인 9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이달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레오 14세는 2년 뒤인 2027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에서 2027년 예정된 차기 대회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WYD는 2∼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가톨릭 청년의 신앙 축제다. 교황이 이 대회 개최지를 찾아 청년들을 만나는 것이 정례화 돼 있다.
레오 14세가 WYD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면 역대 네 번째로 방한하는 교황으로 기록된다. 이 대회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 대회에 적게는 40만∼50만명, 많게는 70만∼80만명의 내외국인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 시절인 2002년, 2005년, 2008년 한국을 방문해 수도자들을 만난 바 있다. 2027년 한국을 찾는다면 개인적으로는 네 번째 방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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