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도 내수 침체 직격탄…1분기 사상 첫 '역성장' 기록

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5.13 07:00 ㅣ 수정 : 2025.05.14 08:17

CU·GS25, 영업익 30%대 급감...이마트24 매출 8.9% 감소
“점포 수로 성장 한계...식품 강화한 생활 플랫폼이 생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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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편의점.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불황에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오던 편의점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편의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4% 역성장했다. 분기 매출액 규모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편의점 업계는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편의점 매출 성장률 추이를 보면 △2021년 6.8% △2022년 10.8% △2023년 8.1% △2024년 4.3%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1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1분기 매출(연결 기준)은 2조 16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7% 줄어든 226억원에 머물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매출도 2조 123억원으로 같은 기간 2.2%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34.6% 급감했다. 이마트24도 같은기간 영업손실을 131억원에서 104억원으로 개선했으나, 매출은 8.9% 줄어든 4658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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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매출 성장률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그래픽=뉴스투데이]

 

편의점 업계는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과 계속되는 소비침체, 비우호적 이슈(강추위, 항공기 사고, 산불), 영업일수 감소 등을 꼽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편의점 산업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 4852개로 전년보다 68개 감소했다. 연간 기준 점포 수가 감소한 것은 1988년 편의점 산업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까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던 점포 증가율은 2019년부터 5% 내외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2~3%대에 그쳤다. 올해 1분기는 1% 미만으로 추정되며, 지난 3월에는 0.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그동안 편의점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출점 확대’였지만, 이제는 물리적으로 신규 출점할 자리가 없다”며 “전국 점포 수가 5만5000개에 육박해 일본보다도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신도시 개발도 건설 경기 침체로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제는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매출 상승이 핵심 과제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도 편의점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는 “편의점 주요 고객층은 20~30대의 젊은 층으로 경기 상황에 예민하고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다”며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편의점에서의 지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업계의 향후 생존 전략으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일본도 과거 편의점 포화 상황에서 지역 거점형 대형 매장으로 전환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화장실과 주차장 등을 갖춘 생활 플랫폼 형태로 진화한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편의점 업계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식품 카테고리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베이커리 수준의 상품을 도입하거나, 타깃 고객층인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카페형 매장 운영도 검토해볼 만하다. 또 직장인을 겨냥한 고품질 델리 제품과 즉석 식품 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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