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한국·금호·넥센타이어, 美 관세 여파에 실적 질주 급제동 걸리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5.23 05:00 ㅣ 수정 : 2025.05.23 08:35

1분기 역대급 매출에도 영업이익 뒷걸음질
원재료·운임 등 비용 부담에 수익성 악화
미국 車 부품 관세 부과에 타이어도 사정권
생산 현지화·고부가 확대 통해 돌파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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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타이어 자료사진.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 실적이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원재료·운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본격 적용돼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타이어 업계는 생산 현지화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단기간 내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수익성 방어를 위한 가격 인상도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타이어 업계 고심도 갈수록 깊어지는 모습이다. 

 

■ 매출 키웠지만 영업이익 일제히 하락...비용 부담 가중 

 

23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등 3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조2238억원으로 전년동기(3조8499억원) 대비 35.9% 증가했다. 이들 3사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데 성공했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타이어 매출은 지난해 1분기 2조12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3464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금호타이어 매출도 전년동기(1조445억원) 대비 15.5% 늘어난 1조2062억원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6781억원에서 올해  7712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타이어 업계의 매출 성장은 신차 판매 증가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서 비롯된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 실적도 나란히 성장한 점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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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사 공시자료 / 그래프=뉴스투데이] 

 

다만 타이어 업계의 수익성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1분기와 올 1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한국타이어 3987억원→3546억원 △금호타이어 1456억원→1465억원 △넥센타이어 416억원→407억원으로 일제히 감소했다.

 

타이어 원재료인 고무와 물류 운임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게 타이어 업계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수입협회 국제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올 1분기 천연고무(TSR20)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97.6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타이어 매출 원가율(매출액 가운데 원가 비율)은 67%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63.2%)와 비교하면 3.8%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의 매출 원가율은 73.9%, 금호타이어는 70.8%를 기록했다. 

 

■ 타이어 업계도 美 관세 사정권...‘현지화’ 필요성 커져 

 

당장 타이어 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가 이달 3일부터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점이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에 끼워지는 타이어도 관세 사정권에 들어간다.

 

미국 등 북미는 한국 타이어 업계 매출 가운데 큰 규모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업체별로 올해 1분기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금호타이어가 34%로 가장 높았고 넥센타이어 24%, 한국타이어 2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타이어 업체가 미국 관세 충격을 최소화 하려면 현지 생산·판매가 해법으로 지목되지만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이를 보여주듯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은 각각 40%, 25%다. 넥센타이어는 북미에 자체 공장이 없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州) 공장 생산 능력을 늘려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지 공장 증설을 통해 현재 연간 550만개 정도인 생산 규모를 110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공장 증설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변수로 꼽힌다. 

 

정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운임비, 원재료비 부담이 올 상반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 관세 이슈가 불거지면서 미국 공장 증설은 긍정적이지만 증설분 신규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이 있어 손익 기대는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금호타이어도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공장에서 연간 350만개에 이르는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관세 정책에 따라 공장 증설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투자 여력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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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컨테이너가 경기도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타이어 업계의 현지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원재료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비용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산 현지화를 통해 관세 충격을 상쇄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에는 여전히 변수가 수두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방어도 부담이 크다. 자칫 가격 경쟁력 약화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타이어 업체는 판매가격 인상을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타이어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저가형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선호도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라며 “현재 미뤠린 같은 글로벌 탑 티어 브랜드와 비교해 한국 타이어 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일단 타이어 업계는 북미 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및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국내 타이어 업계 성장을 이끌어온 고부가가치 타이어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에 대한 지속적인 비용 압박과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양상”이라며 “관세에 따른 시장 상황과 경쟁업체 가격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이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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