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사카이미나토·가나자와, 일본 소도시의 매력

강이슬 기자 입력 : 2019.05.03 18:17 ㅣ 수정 : 2019.05.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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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돗토리현의 '요괴마을' 사카이미나토

 

크루즈 타고 즐기는 일본 소도시 여행

 

'요괴마을' 사카이미나토·'가장 일본스러운 거리' 가나자와

[뉴스투데이=(일본 사카이미나토·가나자와) 강이슬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해외 여행지 1순위는 단연 일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총 2869만5983명이 해외로 나갔고, 그중 753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2위 중국을 찾은 관광객(385만명)과 비교해도 2배다.

최근에는 ‘일본 소도시 여행’이 새트렌드다. 그동안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의 대도시를 다녀온 관광객들이 새로운 일본의 매력을 찾으려 소도시로 향하고 있다. 북적거리는 대도시와는 다른 소박한 멋을 느낄 수 있어서다.

기자도 소도시의 매력을 느끼러 떠났다. 일본 돗토리현에 사카이미나토와 이시카와현에 가나자와다. 두 도시 모두 아직 한국인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기자는 이번에 크루즈를 타고 두 도시를 여행했다. 두 도시 모두 항구도시다. 지난 4월 16일 롯데제이티비의 첫 전세선 ‘네오로맨티카호’(코스타 사)로 여행을 떠났다.

▲ 네오로만티카가 사카이미나호 항구에 정박해 있다.

 

16일 오후 한국 부산에서 출발해, 이튿날인 17일 오전 일본 사카이미나토에 도착했다. 사카이미나토는 일본의 ‘요괴마을’로 통한다.

 

 

이곳은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고향이다. 그의 만화 ‘게게게 노 키타로’ 속에 등장하는 요괴 캐릭터들이 사카이미나토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가 고향의 부흥을 위해 무상으로 요괴 캐릭터 사용을 허가해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용했던 사카이미나토는 ‘요괴’를 보러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관광도시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인기다. 사카미이나토 역 앞부터 혼마치 아케이드까지 약 800m에 달하는 거리에 요괴 동상 177개가 세워져있다. 아직 해외 관광객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소도시라, 한적하고 고요한 일본 도시를 느낄 수 있었다.

 

 

돗토리현을 여행할 때면 시선을 끄는 ‘명산’이 있다. 바로 1709m 높이의 다이센산이다. 다이센산은 빼어난 절경으로, 일본에서 세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일정 상 다이센산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플라워 파크 ‘하나카이로’에서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하나카이로’는 총 면적 50헥타르로, 일본 최대 규모의 플라워파크다. 봄이면 만발한 벚꽃과 튤립을, 여름엔 장미와 해바라기를, 가을엔 장미와 코스모스를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화려한 플라워 일루미네이션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성인 입장료:700엔~1000엔, 초등·중학생:350엔~500엔, 월별 요금 다름)

 

 

기자가 찾았을 때는 벚꽃이 질 무렵이었다. 만발한 벚꽃을 볼 순 없었지만, 흩날리는 벚꽃잎에 황홀했다.

 

 

하나카이로의 중심엔 ‘플라워 돔’이 있다. 직경 50m, 높이 21m의 대형 온실이다. 대왕야자와 같은 열대·아열대 식물을 중심으로 양란과 하이비스커스 등이 일년 내내 화려한 꽃을 피운다.

 

 

하나카이로에서도 가장 좋았던 장소는 삼나무관이다. 잘 정돈된 꽃밭을 지나와 만난 삼나무 관은 한 순간 숲속에 들어온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은은하게 풍기는 나무향이 위로가 됐다.

 

 

넓디 넓은 하나카이로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플라워 트레인’이다. 15분이면 하나카이로 원내를 일주한다. (요금 어른 300엔, 초등·중학생 150엔)

 

사카이미나토를 떠나, 또다시 반나절 바닷길을 달려 가나자와에 도착했다. 가나자와는 사무라이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현재에도 잘 남아있는 도시다. ‘금박’이 유명한 지역으로, 금박을 활용한 음식이나 화장품 등도 인기다.

 

 

가나자와에서의 첫 여행지는 오미초 재래시장이다. 약 400년 전부터 조성된 아침시장이다. 시장 내에는 약 170여 개의 생선, 야채, 정육점, 반찬 가게들이 즐비하다.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다.

 

 

출출한 찰나, 문어 꼬치 하나를 입에 물었다. 짭조름한 맛이 좋았다. 시장의 묘미는 이런 군것질이 아닐까. 바삐 돌아가는 시장에서 유유자적 관광객의 걸음을 옮겨보았다.

 

 

‘꽃집’도 여럿이다. 꽃집에서 신중히 꽃을 고르는 모습들이 예뻐 보여, 눈에 담아본다.

 

일본의 3대 정원인 ‘겐로쿠엔’도 가나자와에 있다. 겐로쿠엔은 에도시대의 회유임천식 정원의 특징이 오늘날까지 남아있다. 가가번 제 5대 영주 마에다 쓰나노리가 1676년 조성하기 시작해, 약 170년이 걸려 완성됐다고 한다.(입장료 대인 310엔, 소인 100엔) 광대함, 한적함, 인공미, 고색창연, 풍부한 물, 아름다운 조망의 6가지 뛰어남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이곳은 일본의 ‘특별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수목 약 160종이 총 8200그루가 심겨 있다. 연못과 어우러진 나무들이 여행 중에 ‘쉼’을 선물한다.

 

 

겐로쿠엔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나무를 꼽자면, 가라사키노마쓰 소나무다. 여러 갈래로 뻗어 보이지만, 하나의 뿌리를 가졌다. 여러 대의 나무는 가라사키노마쓰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지지대다. 11월 1일부터는 겨울철에 내리는 눈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끈으로 나뭇가지를 동여매는 작업이 시작된다. 연못으로 폭 들어갈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자태가 인성적이다.

 

가나자와에 왔다면, ‘나가마치 무사저택터’와 ‘히가시차야가이’도 꼭 들려보자.

 

 

‘나가마치 무사저택터’는 일본 무사들이 살았던 저택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지금도 옛 도시의 모습이 짙게 남아있다. 특히 무사저택의 대문들은 400년 전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히가시차야가이는 에도시대의 유명한 요정, 찻집 거리다. 요정이란 일본의 정식요리를 제공하는 가게를 가리킨다. 이곳도 400년 전 거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시간 여행을 온 듯하다.

 

 

히가시차야가이 일대를 거닐다 보면 심심찮게 작은 신사들도 만날 수 있다. 가나자와의 명물 ‘금박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으니,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 입 물고 ‘가장 일본다운 거리’를 거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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