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리 동결 앞세운 한은 선택 오판일까

[뉴스투데이] 세계 선진 경제국 중 가장 먼저 금리 동결을 앞세운 대한민국. 이는 달리보면 우리나라 경제가 주요 선진 경제국 중 가장 위태롭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 통화인 달러도 아닌 원화를 가진 대한민국 중앙은행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선제적으로 금리동결에 나섰다는 비판은 그간 국내외 안팎에서 끊임 없이 제기됐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인 비판이기도 하다.
경기 둔화만을 우려해 나선 금리 동결로 현재 우리 경제는 물가와 환율 불안이라는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경기를 살려보겠다며 금리 동결에 나섰지만 경기마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수출 주도 경제인 우리나라의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선 무역수지 개선이 우선인 데 이 역시 적자에 늪에서 벗아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선제적 금리동결로 원화 약세가 지속돼 수입물가와 무역적자 부담마저 심해지는 양상이다. 한 마디로 물가뿐 아니라 경기 모두 불안해진 상황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다. 이달 역시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 달러다.
환율 흐름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3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 2일 연저점(1220.3원)대비 1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1,400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라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맞는 사실이나 이 또한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경우 수출 물가 상승과 연계해 언제든 위쪽으로 방향을 다시 틀 수 있는 노릇이다.
여하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5월 2일과 3일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3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 여파에도 FOMC는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따라서 5월에도 FOMC는 0.25%p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 통화당국은 현재 경기보단 물가에 방점을 두고 좌면우고하지 않는 스탠스를 1년 이상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히 전달되는 편이다.
여하튼 5월 FOMC 회의에서도 금리가 0.25%p 인상될 경우 미 연방기준금리는 5.00%~5.25%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50%다.
같은 금리로도 신용도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원화를 선택할리 만무한데 기준금리마저 달러가 높다면 원화는 앞으로 투자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뻔하다.
만일 한은의 스탠스가 다시 한번 경기 둔화만을 우려해 유연한 통화정책이 아닌 기준금리 동결만을 고집한다면 재앙적인 물가와 환율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부디 한은의 최근 2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오판이 아닐 것이라고 국민 모두 기대만 가질 뿐이다.
댓글(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