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다수 (上)] 제주개발공사, 백경훈 사장 취임 후 '삼다수' 점유율 하락세…전문성 우려 현실화되나
9.8% 가격 인상한 '삼다수'...점유율 40%선 붕괴 임박
"가격 인상 원인은 물류비"...작년 실제 물류비는 되레 감소
LH 출신의 백경훈 사장...유통·도내 행정 사업은 경험 전무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백경훈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생수 '삼다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다수'가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해는 40.3%로 아슬아슬하게 40%선을 지켰다.
백 사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사장 출신으로, 유통이나 도내 사업에는 경험이 없다. 업계는 백 사장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제주도가 생산하는 생수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42.4%에서 지난해 40.3%로 5년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월 '삼다수 마스터스 골프대회' 개최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을 당시 백 사장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424회 임시회 제3차 회의에 출석해 "'삼다수'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현재 업계는 '삼다수'의 올해 시장 점유율을 40%선이 무너졌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에게 가장 중요한 사업 아이템이다. 지난해 제주개발공사 회계감사보고서를 보면 공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82억) 올라 3611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96%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삼다수' 사업이다.
문제는 제주개발공사가 '삼다수' 판매 단가를 올리며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공사는 '삼다수' 판매가를 9.8% 인상했다. 제품 가격은 980원에서 1080원까지(대형마트 2L 제품 기준) 올랐다. 동기 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95만6330톤으로 3.5%(3만4412톤) 감소했다. 당시 공사는 '삼다수' 가격을 올리며 "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제주개발공사의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삼다수' 판매 호조가 아니라 가격 인상 요인이 컸다는 얘기다. 9.8%라는 급격한 인상율과 급감한 판매량을 따지면 공사는 역성장 중인 셈이다.
업계는 제주개발공사와 '삼다수'의 역성장 책임을 백경훈 사장의 경영 미숙으로 보고 있다. 백 사장은 1990년 LH에 입사해 2018년 서울지역본부장과 2019년 주거복지본부장, 2020년 부사장을 역임했다. 건축 사업에 능통할 지는 모르나 도내 행정과 유통에 있어선 경험이 전무하다.
지난해 4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백 사장 선임을 앞둔 인사청문회 당시 개발공사의 주력 사업인 '삼다수' 사업이나 지역 현안과 관련한 '감귤' 사업에 대해서는 이해도나 운영 전문성, 적합성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앞서 김정학 전 제주개발공사 사장 역시 유통 경험이 없었지만, 제주도 정책기획관 총무과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제주도 공직자 출신으로 공사 이익을 지역 자원 활용에 적절히 사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지난해 1월 임기를 6개월 남겨두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자 도 내에서는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삼다수의 가격 인상 요인인 '물류비'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내비쳤다. 물은 차지하는 부피가 크고 무게로 인해 운송 과정이 쉽지 않다. 다만 지난해 제주개발공사는 회계감사보고서를 통해 "'삼다수' 판매량 감소에 따라 물류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직원 근속연수 및 인원 증가로 인건비와 복리후생비가 21억원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제주개발공사는 현재 1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라며 "제주개발공사가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로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삼다수' 가격을 올려 이를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다수' 판매량 하락세로 제주도는 사회공헌 사업 추진에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매년 '삼다수'를 판매한 이익금으로 제주도 내 임대 주택을 매입하거나 직접 건물을 지어 저소득층에 나눠주는 등 사회공헌 사업에 활용 중이다. '삼다수'가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다면 공사 자원 활용에도 암초를 만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백 사장은 위기의 '삼다수'를 다시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대책을 현재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다수 측 관계자 역시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제주개발공사가 공기업에 속하다 보니 이익 창출을 위한 공격적인 기조를 취하긴 어렵다"며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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