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4.11.08 08:08 ㅣ 수정 : 2024.11.08 08:10
수수료·플랫폼 수익 규모 동반 성장 대출·투자 서비스 확대에 고객 증가 해외진출 움직임도..인니 이어 태국
[사진=카카오뱅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뱅크의 ‘수익성 다각화’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대출을 통한 이자 수익 증대 뿐 아니라 수수료·플랫폼 관련 수익도 끌어올리는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해외 진출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외형 확대가 가속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2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2% 증가했다. 올 1·2분기(2314억원)을 포함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3% 늘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017년 7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눈에 띄는 건 카카오뱅크 수익 지표가 대체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 3분기 이자 수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비(非)이자 부문인 수수료 수익과 플랫폼 수익은 각각 573억원, 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6%, 19.1% 늘어난 수준이다. 올 3분기 누적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2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9.2% 성장했다.
이는 대출·투자 서비스 확대 및 이용 고객 증가에 기인한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 내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의 경우 올 3분기 기준 실행액은 99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이 기간 실행건수 역시 233% 늘어난 8만건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제휴 금융사가 50여개로 확대되면서 이용자 유입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투자 서비스 부문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지난 7월 1일 출시한 ‘공모주 청약 서비스’ 이용자 수는 53만명을 넘었고, 올 3분기 국내·외 주식 투자 웹트레이팅시스템(WTS)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년동기 대비 32% 늘었다. 제휴 증권사의 발행어음·채권 투자액과 펀드 잔액은 전분기와 비교해 4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24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5만명 늘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은행권 최고 수준인 1874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이 같은 고객 지표가 주효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자평했다.
카카오뱅크의 한 관계자는 “금융부터 생활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한 눈에 모아볼 수 있는 혜택 탭을 신설하고 제휴 수신 상품을 꾸준히 선보인 것이 고객 활동성(트래픽)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지속적인 신규 고객 유입과 고객 활동성 강화가 수신 확대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진출 움직임도 주목된다.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Super Bank)'는 지난 6월 영업 개시 이후 2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 상품·서비스 기획에 본격 참여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 중국 위뱅크(We Bank)과 협력해 지난 9월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지 당국은 내년 상반기께 인가 후보를 결정·발표할 예정인데, 카카오뱅크가 속한 컨소시엄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와 위뱅크가 각각 한국, 중국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 경험을 보유한 게 강점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선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 수익 확대와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등이 성장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계대출 성장률 둔화와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도 돌파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약화된 이자 이익 기반을 차별화된 성장과 운용자산 증대 등을 통해 극복하고 수수료·플랫폼 손익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 역시 보증부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우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