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난임 극복, 남자 중요성 커져…우선 금연부터 해야
의학적으로 난임 원인이 남성에게도 있다고 밝혀져
기형정자증 증가로 자연임신이 어려운 사람들 많아
흡연과 사우나는 남자 정자 생성에 악영향
자녀 계획이 있다면 남자도 정자를 관리해야

[뉴스투데이=최정호 산업 2부장 대우] 결혼한 남녀의 초산 경험 연령대가 올라가면서 난임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필자 역시 난임 환자로 현재 46세이며 결혼 3년 차지만 아직 자녀가 없다. 시험관 시술로 2년 전 유산을 경험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얼마 전 엄마의 전화를 받고 아내는 큰 상심에 빠졌다. “임신이 안되는 게 아내가 노산인 탓”이라는 식의 시어머니(필자의 엄마)의 발언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엄마에게 “내 정자가 이상해서 임신이 안되는 이유도 있는데 왜 며느리 탓만 하느냐”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고는 삐쳐서 5월 8일 어버이날 부모님 댁에 찾아가지도 않고 전화만 드리는 불효를 저질러 버렸다.
필자는 유산 직후 정자 정밀 검사를 받았었다. 검사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었다. 필자의 DNA가 기형인데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당시 주치의의 판단이었다. 또 기형정자증이라는 것도 충격이었다. 남자가 한 번 사정한 정자에서 정상 모양의 정자가 4% 미만일 경우 기형정자증이라고 한다. 필자는 검사 당시 3%였고 최근 1.0%까지 떨어졌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계속되는 시험관 시술로 정자를 채취할 때마다 늘 “정상 모양의 정자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식 능력 향상과 정자 질 개선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영양제)을 매일 한 움큼씩 복용한다. 또 라이코펜이 정자의 DNA 복원에 좋다는 얘기가 있어서 생 토마토 주스를 두 개나 마신다.
기자라는 직업상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도 정중히 거절한다.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갈 때에도 의사에게 시험관 시술 중임을 알리고 생식 능력과 정자 질 개선에 좋지 않은 약들은 빼달라고도 얘기한다.
또 체지방이 정자 생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지하철 세 정거장 정도 거리를 걸어가는 등의 노력도 했다. 다행히 정자의 활동성이 개선됐고 정상 정자 비율도 1.5%로 향상됐다.
난임 관련 전문의들은 정자의 질을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흡연과 사우나를 꼽았다. 흡연의 경우 정자의 DNA를 손상을 줘 난자와 착상 후 분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만든다. 또 유산이나 기형아를 임신할 확률이 높아진다. 설사 DNA가 좋다고 하더라도 정자의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기형정자가 많을 수 있다.
사우나를 이용하면 정자 수가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환은 체온보다 약 2~4도 낮은 상태에서 정자가 생성되기 때문에 남자가 고온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생긴 정자가 3개월 전에 생성된 것이라 문제를 해결해도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정자의 활동성은 시험관 아기 시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배율 현미경을 통해 좋은 정자를 난자와 착상시키기 때문이다. 활동성은 좋은데 다 기형정자라면 난자와 수정을 할 수가 없다.
여하튼, 난임은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자의 잘못된 생활 습관 등으로 정자의 질이 좋지 않아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돼 배아가 발달하는 시기에 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난임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난임이거나 임신을 준비하는 남자라면 이제는 정자를 관리해야 된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