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뷰] 온라인 공세에 소비 침체까지...백화점 1분기 실적 ‘주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순매출 일제히 하락
소비 침체에 가격 경쟁력 갖춘 온라인 강세 지속
“백화점 경쟁력 핵심은 오프라인 체험·F&B 강화”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백화점 업계는 전반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극심한 소비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온라인 채널로 수요가 이동하며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의 백화점 사업부는 매출 8063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4.3% 급증했으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베트남 내 3개 점포 합산 매출이 33.8% 증가하는 등 해외 점포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1분기 매출은 21.9% 급증했다. 전체 해외 백화점 매출은 6.2%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분기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10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으며, 순매출도 6590억 원으로 0.5% 감소했다. ‘스위트파크’와 ‘디 에스테이트’, ‘신세계 마켓’ 등 투자로 인한 감가상각비 외에도 비우호적인 날씨와 소비 위축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5890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8%, 5.7% 줄었다.
한화갤러리아도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2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으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8억 원으로 같은 기간 75.6% 감소했다. 이 중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1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1243억원 대비 10.5% 줄었다. 회사 측은 점포 리뉴얼로 인한 영업 공백과 명품 수요 둔화가 이번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내 백화점 업계의 부진은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1.4%로, 2021년(24.1%), 2022년(15.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소비 심리 역시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을 기록해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세가 오프라인 백화점 실적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내수 침체가 심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온라인 채널로의 쏠림 현상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유통 강자인 쿠팡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1조487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또 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9조2976억 원으로, 주요 10개 유통사의 합산 금액 가운데 63.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7.3%)보다 6%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온라인 채널로의 소비 쏠림 현상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단순한 소비 둔화를 넘어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구조적 한계가 백화점 업계 실적 부진의 핵심”이라며 “내수 위축과 고물가, 수출 둔화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도 복합적으로 이번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백화점들은 전국 물류망과 빠른 배송을 앞세운 쿠팡과 정면 승부하기보다 오프라인만의 체험 요소와 공간 경쟁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업계는 주요 점포 리뉴얼, 해외 시장 확장, F&B 콘텐츠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홍 교수는 “백화점이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더라도 쿠팡과 같은 대규모 물류 시스템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며 “오프라인 집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식음료(F&B) 부문이 온라인 유통과 차별화된 백화점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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