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기업 임원 대신 건강한 카레 택했다"...박수영 고레코리아 대표 '정직 경영' 눈길
여성 유리천장 체감...즐겨 먹던 카레로 요식업 진출
국내산 식재료·고함량·기타 첨가물 제로 등 차별화
가맹점 상생 실천...로열티·필수품목 등 부담 낮춰
즉석조리식품·B2B 식자재 유통 등 사업 다각화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정직 경영을 모토로 건강한 카레를 제공하는 수제 카레 프랜차이즈 브랜드 '고레카레'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21일 박수영 고레코리아 대표는 <뉴스투데이>와 만나 고레카레 창업 뒷이야기를 풀었다.
박 대표는 SKT 계열사에서 사업부장을 역임하는 등 경영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당시 여성 임직원의 고위직 승진이 제한적이던 현실에 부딪히며 유리천장의 한계를 체감했다. 단순히 회사에 남아 있기엔 열정과 꿈이 아쉬웠던 찰나, 그는 평소 자주 즐겨먹던 카레로 요식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2016년 '고레카레'라는 이름으로 강남점과 선릉점에 첫 매장을 냈다. 다만 2010년대 이미 시장엔 여러 일본식 카레 프랜차이즈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 상황이었다.
박 대표는 타사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국내산 식재료의 함량을 높여 속이 든든한 카레를 선보였다. 국내산 감자와 양파를 오래 끓이고 젓는 과정을 통해 걸쭉한 소스로 만들었다. 여기에 돼지 기름과 전분, 기타 화학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
박 대표는 "카레를 좋아하지만 알레르기 탓에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품 대신 남편과 직접 카레를 만들어 먹었다"며 "내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카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고레카레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품질 식재료에서 오는 질리지 않는 맛이 큰 차이점"이라며 "남편이 일본 오사카에서 직접 카레 조리법을 배우고 온 뒤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고레카레의 브랜드 컬러인 노란색과 고래 이미지, 명칭도 직접 고안했다.
브랜드 명칭 '고레'는 일본어로 '이것'을 의미하지만, 바다 포유류 '고래'와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고래가 코를 박고 카레를 먹는 모습을 형상화해 브랜드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후에도 즉석조리제품의 브랜드 디자인까지 자체 개발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디자인 연구개발전담부서 인증을 받기도 했다.
현재도 다양한 메뉴 개발에도 힘을 주고 있다. 주력 메뉴인 '고레카레' 외에도 △오징어 먹물을 활용한 '블랙카레' △생크림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크림카레' △소고기를 다져 씹는 식감을 구현한 '비프카레' △건강을 고려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버섯카레'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카레우동'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이 '고레'와 '고래'의 발음을 헷갈려했지만, 오히려 이를 역이용했다"며 "메뉴개발 과정에서도 시식 평가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레코리아는 적극적인 고레카레 가맹점 지원 정책으로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점주 부담이 커지자 24억원 가량의 브랜드 로열티를 받지 않고 있다. 위생 등 매장 점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매장에겐 필수품목 대금 5%를 할인해주고 있다.
매장 개수는 시나브로 늘어나 지난해 100개점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만 3개의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올해 가맹점이 130여개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레카레 일산장항점 가맹점주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본사 임직원이 매장에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먼저 연락을 준다"며 "유연한 소통 기조를 오래 유지하는 모습을 보며 본사 제품과 매장 운영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고레코리아는 현재 고레카레 프랜차이즈 사업 뿐만 아니라 즉석조리식품과 B2B 식자재 개발 및 유통 사업까지 확장했다. 소비자와 가맹점주 요청에 가정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카레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2년 만에 월 판매량 7000개를 돌파했다. 보험사와 청년 채용 정부사업에 납품 중이며, 군부대에 납품하는 방위조달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고레코리아는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으며, 지난달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경영혁신형 중소기업(메인 비즈, Main Biz) 인증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최근 식음료 유망 기업을 두고 인수합병(M&A) 사례가 많지만 고레코리아를 매물로 내놓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창업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10년 뒤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카레를 만들겠다"며 "가맹점주와 임직원들이 함께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EST 뉴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