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관점에서 본 북한 문제 (25)] 중-러의 중재가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5.05.30 00:30 ㅣ 수정 : 2025.05.30 00:30

[기사요약]
러-우크라 전쟁 혼선 거듭하고 있지만, 휴전 향해 나아가고 있어..
트럼프 미 대통령, 다음으로 북한문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러시아 전승기념일에 만난 중-러 정상들,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대북한 경제제재 완화 강조
김정은은 전승기념일에 러시아 방문하진 않았지만,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관 찾아 연설하는 등 방러 대신한 행사 치러..
이러한 행보들이 결국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 빠르면 7~8월경일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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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해하기 힘들다.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연일 비싼 미사일을 공해상에 쏘아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이상 국경을 닫아걸었고 내부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북한 내부, 남북관계, 국제상황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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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bc]

 

[뉴스투데이=동용승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지난 5월 9일 러시아 전승기념 80주년 행사가 모스크바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서 15명의 국가정상과 27개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주목받기는 했지만, 러시아 정부가 나서서 김정은의 불참을 알렸다.

 

김정은의 참여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러시아 정부가 김정은의 참여 가능성을 은근히 알렸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있었으므로 김정은 참여의 명분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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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9일 러시아 군인들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나치 독일에 승리한 지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출처=npr, AP]

 


• 전승기념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김정은

 

결과는 김정은이 딸을 대동해서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은 것으로 대신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화하고 감사를 표했다. 김정은 역시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해 파병 문제를 비롯한 북-러 관계에 대해 연설을 했다.

 

예전 중국이나 러시아 대사관을 찾았던 김정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만큼 북-러 관계의 긴밀함을 과시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0년 전 러시아 전승기념 70주년 당시와는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김정은의 참석을 기정사실화했지만, 행사 전날 갑자기 불참을 밝혔고,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주관해서 행사 당일 동해상에서 SLBM을 바지선에 탑재해 시험발사를 했다. 이즈음 현영철 인민무력부장도 갑자기 숙청됐으며, 김정은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북한 해군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북한의 국방개발 5개년 계획의 주요 목표로 들어갔다. 북-러 관계는 현재의 북-중 관계보다 더 단절되다시피 됐으며, 북한은 독자적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10년 후인 현재 북-러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에도 관계를 심화시키겠다는 푸틴과 김정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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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9일,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경비병들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초상화 아래에 서 있다. [출처=cnn, Getty Images]

 


• 확대되고 있는 북-러간 교류

 

북-러간 군사적 협력을 포함해서, 북한은 인적-물적 교류의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로만 연결되어 있던 북-러간 육상연결선에 차량이동이 가능한 도로공사가 시작됐고, 북한 유학생들의 파견(실제는 해외파견 노동자)이 본격화되고 있다.

 

러-우크라 전쟁에 투입되었던 북한군 가운데 사망자와 부상자의 북한 귀환이 이어지고 있으며, 영웅으로 추대된 이들은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러-우크라 전쟁이 휴전상태에 들어가더라도 러시아가 새로이 확보한 지역의 국경지역을 경계하기 위한 북한군 인력들의 추가 파병도 예상되고 있다.

 

전쟁 기간 북한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침공당한 영토(투르스크 지역)를 탈환하는 작전에 투입됐을 뿐, 우크라이나 영토에는 배치되지 않았다는 것이 러시아의 설명이다. 그런데 확보한 투르스크 지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영토 지역에는 건설 수요가 많다. 북한 인력들의 투입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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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8일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서명식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lemonde, REUTERS]

 

더욱이 행사에 앞서 열린 푸틴-시진핑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포기할 것을 각국에 촉구하며 외교적인 수단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중-러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서 북한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북한의 핵보유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북한 핵보유를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다자간 회의 참석에 따른 경호문제, 다자 회의 무경험 등으로 기념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해서 중-러의 결속에 공동 참여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 중국과 러시아가 중재하는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비록 김정은이 전승기념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김정은의 연내 방러 가능성은 크다. 일부에서는 과거 싱가포르와 하노이 회담과 같이 미-북 정상회담의 제3국 개최 가능 지역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목한다.

 

러시아가 미국의 중재로 러-우크라 전쟁의 휴전이나 종전을 선언하는 시점에 트럼프의 러시아 방문은 성사될 수 있다. 현재 미-중 관세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가정하에 트럼프의 다음 타깃으로 북한을 선택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푸틴과 시진핑은 이를 가정해서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강조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을 이용한 대미 외교와 대미 공동전선 형성 및 한국의 유입 등을 고려한 다방면의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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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출처=nytimes]

 

중-러의 중재로 미국이 미-북 관계를 개선해 북핵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경우 트럼프의 노벨 평화상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 이는 트럼프의 재선 가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종합해서 추정해 보면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주선하고, 대략의 시기는 러-우크라 전쟁의 휴전이 선포된 이후 빠르면 7~8월경일 가능성이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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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용승(Dong, Yongsueng) ▶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수료 /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통일북한학과 겸임교수 / (전)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경제안보팀장) / (전)대통령 통일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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