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들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에 내다 버린 비정한 부모.. 코피노 뜻은?

정유경 입력 : 2019.07.16 17:08 ㅣ 수정 : 2019.07.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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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연합뉴스

코피노,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피해 아동 “집에 가면 아빠가 자신을 또 다른 나라에 버릴 것”

[뉴스투데이=정유경 기자]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을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라고 속여 필리핀에 버린 뒤 연락을 끊은 부부가 4년 만에 붙잡혔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아동 유기와 방임 혐의로 한의사 A씨를 구속 기소하고, A씨의 부인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3월 취학 연령인 아들 C군을 경남 마산의 한 어린이집에 맡겼다가 2012년부터 충북 괴산의 한 사찰에서 지내도록 했다. A씨는 C군을 맡긴 뒤 각각 1년가량 방치하다가 어린이집과 사찰 측 항의를 받고서야 C군을 집으로 데려온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2014년 11월께 C군을 필리핀으로 데려가 현지 한인 선교사에게 맡겼다. A씨는 C군을 ‘코피노’라고 속인 뒤 “엄마가 없어 제대로 키우기 힘들다”며 양육비 3천900만원을 주고 떠났다.

 

A씨는 선교사가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출국 전 미리 아이 이름을 바꾸고 아이가 한국에 돌아오지 못하게 여권까지 빼앗았다. 귀국한 뒤에는 자신의 연락처도 변경했다.

 

수사기관은 A씨가 국내에서 아들을 맡기는 곳마다 다시 데려가라는 상황이 반복되자 해외에 유기하기로 결심한 뒤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선교사는 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 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에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C군을 한국으로 데려와 조사한 끝에 A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C군의 부모는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스테이를 보내고 영어에 능통하도록 필리핀에 유학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마닐라지역 보육원 등에서 4년간 방치된 C군은 왼쪽 눈이 실명되고, 정신장애가 더욱 악화돼 현재는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또한 “집에 가면 아빠가 자신을 또 다른 나라에 버릴 것”이라고 가정 복귀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동보호기관과 협력해 C군에게 의료와 심리치료를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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