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국생산성본부 CEO북클럽 (1)] 세종연구소 문정인 이사장, “한국의 중국편승은 중국도 원치 않아”

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3.25 16:42 ㅣ 수정 : 2021.03.25 16:51

코로나 시대의 미중전략 경쟁 구도속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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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KPC CEO 북클럽이 개최됐다. 이날 북클럽에서는 세종연구소의 문정인 이사장이 ‘코로나 시대와 신냉전 구도, 미중전략경쟁과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우리가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고 가면서 중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려면 신냉전을 막는 초월적 외교가 필요합니다”

 

세종연구소의 문정인 이사장은 25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1 CEO북클럽’ 1회차에서 ‘코로나 시대와 신냉전 구도, 미·중 전략경쟁과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중대결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러한 국면에서 '한·미동맹강화'나 '중국편승'은 모두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편승은 중국도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꼽힌다. 그가 '중국편승'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미·중 양국을 뛰어넘는 초월적 외교를 주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로 변화 보이는 안보의 개념 강조...황화론, 국제 리더십 실종 현상 지목 

 

문 이사장은 먼저 코로나19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국제정치를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국제정치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안보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국가 안보, 그 중에서도 군사 안보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인간 안보, 세계적 안보가 중요하다”면서 “세계화의 통제가 나타나고 있고, 코로나로 경제적 불황이 장기화되면 국수주의, 포퓰리즘 등이 부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황인족이 백인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으로 아시아 황인종에 대한 공포가 유럽에 있었고 인종차별이 일어났는데 코로나 이후에도 이같은 ‘황화론’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가 되지만 알아야 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백신 민족주의로 드러난 ‘국제 리더십의 실종’ 현상도 지적했다. “과거 에이즈 및 사스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이 터지면 미국이 총대를 메는 등 리더십을 발휘했고 백신을 공공재의 성격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나라마다 자기들 백신만 챙기려고 한다”며 “전염병이 과거에는 후진국 대상이었으나 코로나의 경우 선진국의 피해가 막대했던 영향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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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의 문정인 이사장이 ‘코로나 시대와 신냉전 구도, 미중전략경쟁과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바이든 행정부, 트럼프의 신냉전 멈추고 차가운 평화 지향할 듯"

 

문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질서에 대해서 △현상유지 △성곽도시 △팍스 아메리카나 △팍스 시니카 △팍스 유니버설리스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세계가 자급자족의 폐쇄적 체제로 가는 중세사회와 같은 ‘성곽도시’ 가능성은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상당히 낮아졌다”며 “코로나 위기를 어느 국가가 먼저 극복하느냐가 중요한데, 미국이 먼저 극복한다면 ‘팍스 아메리카나’, 중국이 먼저 극복한다면 ‘팍스 시니카’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들의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한 “개별 국가 보다 지구촌 차원의 문제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유엔 등 국제기구, 국제법 중심의 ‘팍스 유니버설리스’도 가능하다”며 “팍스 유니버설리스가 되자면 미중이 협력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미중 양극화 대결구도가 지속되는 ‘현상유지’”라며 “느슨하지만 비대칭적 양극체제를 갖고 가는 것인데, 가변적이라서 현상유지에는 지금과 같이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차가운 평화’, 미·중이 극적으로 대타협해 두 개의 패권국이 공동 관리하는 ‘G2 체제’, 미국의 장기적 경쟁구도 ‘신냉전’ 등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차가운 평화’와 ‘신냉전’의 경계선에 있고 이를 21세기 세계변수의 가장 핵심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합리성이 높은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대 가속화되던 신냉전을 멈추고 차가운 평화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사안별로 협력, 경쟁, 대결 등의 선택적 접근을 취할 것이다”고 예견했다.

 

다만 “코로나19, 기후변화, 북한 핵 문제 등에서는 협력하고, 무역과 기술 분야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중국이 항공모함을 3차례 건설하려고 하는 것과 인민페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도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벌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사태, 위그루 인권 등 가치문제나 지정학적 문제에서는 상당히 치열하게 대결할 수 있는데, 가치 분야에서 치열한 대결을 하게 되면 협력이 상당히 어려워진다. 차가운 평화가 신냉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 악화되면  우리는 초월적 외교 펴야"

 

문 이사장은 “대결의 정치로 나아가게 될 때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은 ‘한·미동맹 강화’, ‘중국 편승’, ‘홀로서기’, ‘현상유지’, ‘초월적 외교’가 있다”며 “중국편승은 중국도 원하지 않을뿐더러 한·미동맹 시 중국이 북한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고 가면서 중국과는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현상유지’가 되면 좋겠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초월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전략적 방향을 제시했다. 

 

문 이사장은 ”신냉전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이는 우리나라 혼자 할 수는 없고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중국과 긴밀히 경제협력을 하는 국가들이 모여 새로운 협력 규범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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