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클리닉] 치아와 이빨을 차별하는 '편견'을 깨자

강희성 선임기자 입력 : 2022.07.14 18:00 ㅣ 수정 : 2022.07.14 18:00

"이빨의 어원과 우리말의 아름다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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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강희성 선임기자] 이빨은 짐승한테나 쓰는 단어라고요? 사람도 이빨이라고 써도 됩니다.

 

우리말사전을 보면 <이빨>이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모두 그렇게 알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이빨>이란 단어는 그다지 상스러운 표현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많이 통용되고 있다. 치아(齒牙)는 <이>를 한자로 표현한 단어로 <이>를 점잖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런데 <이>를 점잖게 이르는 <치아>라는 표현은 사실 높임말이고, 자신이나 손아랫사람의 신체를 표현하기에는 부적절한 말이다. “저 어제 밥 먹다가 치아가 깨졌어요.”라는 말은 “저 배고픈데 진지 좀 먹겠습니다.”라는 말처럼 어색한 표현이다. 그런데도 <이빨>은 나쁜 말이고 <치아>는 교양 있는 말처럼 인식되고 있다.

 

정진명 시인의 <이빨>에 대한 말 풀이를 보면, <이빨>은 이+ㅅ+발의 짜임이고, ㅅ은 사이시옷이고, 발은 길게 드리운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서릿발에서처럼 발이란 똑같은 것이 나란하게 서있는 모양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빨>은 <이>가 나란히 늘어서있는 모양을 표현한 예쁜 우리말임에 분명하다. <이>가 나란히 서있어서 잇발, 즉 이빨이 된 것이다.

 

한국어의 기층어인 고대 이집트 어를 분석한 의견도 있다. 한국어 <이>의 15세기 고어는 <니 (석보상절)>이다. 한국어 <이빨>의 고어 <니빨>은 고대 이집트 어 < ni (whereby) + ba (break through, mince) + bari (to swallow)>에서 유래하여 <저작하여 삼키는 것> 즉, <음식을 씹어서 삼키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한국어 <이 (tooth)>는 <이빨>의 준말이라는 의견이다.

 

따라서 <이빨>은 <이>를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이>의 어원 내지는 복수형 표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빨>은 교양 없고 무식한 표현이고 <치아>는 고상하고 교양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깼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둔다.

 

이에 김진성 원장은 이미 “이빨이란 표현이 낮춤말보다는 대표명사로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므로, 굳이 이빨은 낮춤말이고 상스러운 표현이라는 인식을 바꿨으면 한다. 이빨의 어원과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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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이담치과의원 김진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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