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진짜 ‘디지털 금’일까…“관세 안전지대” vs “美 증시 연동”

염보라 기자 입력 : 2025.04.11 08:09 ㅣ 수정 : 2025.04.11 08:09

관세 전쟁 속 방어력 재조명…“안전자산 가능성 시사”
낙관론 경계 지적도…“ETF 상장 이후 증시 변수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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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속 비트코인이 방어력을 보이며 ‘디지털 금’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GPT 생성]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관세 전쟁 속 비트코인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이후 미국 증시와의 연동성이 강화된 만큼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11일 오전 5시 58분 기준)은 0.25%의 수익률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5.36%)와 S&P500(-6.05%), 나스닥(-6.05%) 등 주요 미국 주가지수와 비교해 방어적인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 도입 방침을 시사한 이후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상대적 강세는 ‘디지털 금’으로서의 잠재력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높은 변동성 탓에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던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점과 반감기를 통해 희소성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아 왔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특히 비트코인이 중앙정부나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아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 매수로 유명한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지난 4일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디지털 자산으로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비트코인이 ‘관세 무풍지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가도 비슷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달러의 대체 자산으로서 주목하는 모습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변동성은 일부 확대됐지만 비트코인은 본질적으로 관세 부과와는 무관한 글로벌 자산”이라며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비트코인의 대체 자산 가치는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M증권 리서치센터도 보고서에서 “관세 협상 실패 시 미 달러 기축통화 위상이 하락할 수 있다”며 “관세전쟁 시 중국의 미 국채 매도가 글로벌 미 국채 매도로 확대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달러화 대체자산으로 가상자산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온체인 데이터(모든 거래 내역)에서도 구조적 수요 전환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정책 발표 후 비트코인 거래소 유출(Netflow)과 1000BTC 이상 보유 지갑 수가 모두 증가했다”며 “대형 지갑의 축적 움직임은 위험회피적 성격을 띠며, 중장기 보유 지갑의 증가와 함께 구조적 수요 전환의 정황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비트코인을 곧바로 안전자산으로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홍 연구원은 “아직은 ‘안전자산 전환’의 징후가 일부 나타난 전환기적 단계”라며 “안전자산이 본격 평가받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에서 다른 위험자산 대비 디커플링되는 흐름이 일관적이고 반복적으로 확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뉴스투데이>의 서면 질의에 “현물 ETF 상장 이후 비트코인은 미국 증시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전망, 경기 둔화 가능성 등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비트코인 가격에도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전문매체 더모틀리풀에 따르면 2024년까지 비트코인과 미국 기술주의 상관계수는 0.2 이하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2025년 들어 최대 0.8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위험자산으로서의 속성을 일부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김 센터장은 “가상자산뿐 아니라 전체 위험자산에 큰 변동성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투자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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