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대미 거미줄 네트워크'에 美 사업 훈풍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5.07 05:00 ㅣ 수정 : 2025.05.07 07:13

美 관세 태풍 속 한화그룹 사업 확장 시동
조선·방산·에너지 유망 협력 분야로 거론
김동관 부회장, 트럼프 주니어 등 美 정·관계 인사 접촉
한·미 사업 협력 과정에서 경쟁 우위 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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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 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한화그룹이 미국 등 해외사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방산을 비롯해 조선, 에너지 등 미국 정부가 한국에 원하는 협력 분야와 한화그룹 주력 사업이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승계 작업을 본격화한 김동관(42·사진) 한화그룹 부회장이 보여주고 있는 대미(對美) 네트워크 역량도 이 같은 기대감에 힘을 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전쟁'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이 '미국발(發) 훈풍'의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등 ‘한화그룹 3형제’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방한 중인 트럼프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을 가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방한 일정에서 정·관계 인사가 아닌 재계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 같은 행보는 한·미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촉발된 관세 전쟁으로 국내 산업계가 전방위적인 위기감에 휩싸여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은 오히려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인 방산과 조선, 에너지는 한·미 양국의 유망한 협력 분야로 지목된다. 

 

미국 국방부 산하 조직 해군성의 존 펠란 장관이 지난달 30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한 점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조선업 재건’을 추진 중이며 한국을 유력한 협력 대상국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한 김 부회장은 펠란 장관을 직접 만나 ‘K-조선업’ 경쟁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펠란 장관은 지난달 미국 내 인사청문회에서 한화오션이 지난해 12월 필라델피아주(州)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그들(한화그룹)이 이를(필리조선소)를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화그룹에 ‘러브콜’을 계속 보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추진하는 해군력 강화 과정에서 자체 역량이 부족한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를 한화그룹에 맡길 수 있고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종(선박 종류)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한화오션으로부터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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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OTRA / 그래프=뉴스투데이] 

 

이와 관련해 한화오션은 올해 미 해군 군수지원함에 대한 MRO 사업 수주 목표를 5~6척으로 정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10조원 규모의 MRO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미국이 해상 전략 강화에 막대한 재정을 쏟고 있는 만큼 동맹국인 한국의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 호(號)’의 MRO 사업을 수주해 정비 과정을 거쳐 지난 3월 인도했다.  한화오션은 월리 쉬라 호 정비 과정에서 함정의 새로운 정비 소요를 발견해 추가 매출을 보장받는 수정 계약을 맺기도 했다. 

 

에너지 분야도 한화그룹의 유망한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허브’를 짓고 있다. 사실상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전체를 미국 등 북미에 내재화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조선업을 언급할 때 한국을 콕 집어왔기 때문에 그의 임기 내에 큰 성과가 이뤄지지 않겠냐”라며 “미국이 중국 선박에 대해 강력하게 견제하고 있어 한국과 미국이 협상을 잘 일궈내면 기대 이상의 사업 성적표도 거머쥘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일찍이 대미 네크워크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를 보여주듯 그룹은 지난해 미국 현지 대관 조직 ‘코퍼레이트 어페어(CA)팀’을 만들어 미국 행정부 및 의회 등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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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 무도회에 참석해 피터 헤그네스 당시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특히 김 부회장의 민간 외교 행보가 두드러진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측 초청으로 대통령 취임식과 취임식 당일 ‘스타라이트 볼(Starlight Ball)’ 무도회에도 참여했다. 스타라이트 볼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가족,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만찬을 겸한 사교 무도회다.  이 때 김 부회장은 트럼프 2기 각료 및 재계 인사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사업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과 미국이 통상 정책과 관련해 진행 중인 실무협의 의제에 조선과 방산 등이 포함된 점도 한화그룹 영향력이 커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해 한·미 해양 방산 협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이를 계기로 한화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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