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3분기 만에 실적 반등…이자수익은 여전히 부진

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5.19 10:52 ㅣ 수정 : 2025.05.19 10:58

1분기 순익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
건전성은 개선됐지만 이자수익성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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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케이뱅크가 3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를 끊고 1분기 순이익 반등에 성공했다. 플랫폼 기반 비이자수익 확대와 건전성 지표 개선이 맞물리며 내실 중심의 성장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실적과 비이자수익은 여전히 낮아, 이번 반등이 구조적 회복의 신호인지 단기적 기저효과에 불과한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2025년 1분기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157억원) 대비 2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20.1% 줄었으나, 비이자수익 성장세가 실적 방어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당기순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분기(57억원)보다 183%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순이익(507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68%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분기 이후 2분기 300억원, 3분기 100억원, 4분기 57억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그려왔으며, 이번 실적 반등으로 하락 흐름을 3분기 만에 겨우 끊어냈다.

 

케이뱅크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1%로, 평균 2%대를 유지 중인 여타 인터넷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2.4%)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수신 잔액과 고객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금리 파킹통장과 중저신용자 중심의 포용금융 대출 비중이 높아 이자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상자산 예치금 수수료 인상이 이자비용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핵심 수신처 중 하나인 업비트의 올해 상반기 예치금 규모는 5조3631억원으로 전체 수신잔액(27조8000억원)의 약 20%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따라 예치금 이용료율이 기존 0.1%에서 2.1%로 크게 인상되면서, 케이뱅크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도 급증했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의 1분기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2758억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085억원으로 20% 이상 줄었다. 결과적으로 순이자마진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포인트 하락하며, 인터넷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정치권이 ‘1거래소-1제휴은행’ 관행 개선에 나선 만큼, 이 같은 제도 변화가 향후 케이뱅크의 이자비용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분기 비이자수익 확대는 MMF(머니마켓펀드) 운용 수익과 앱 내 광고 매출이 주도했다. 고금리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에는 분기 중 2조2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하루 단위 금리가 랜덤으로 제공되는 ‘궁금한 적금’이 약 40만좌 개설되며 수신 기반 확대에도 기여했다. 앱 기반 광고 비즈니스도 수익 다변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케이뱅크는 플랫폼 내 유입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 상품을 구성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는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1분기 말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6%,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61%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29%포인트, 0.2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NPL 커버리지는 303.3%로, 지난해 말(251.7%) 대비 51.6%포인트 상승하며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 매각 확대, 충당금 선제 적립 등 리스크 관리 전략이 주효했다.

 

케이뱅크는 플랫폼 수익 다변화와 더불어 기술 인프라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금융 특화 프라이빗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도입했고, 3월에는 AI 기반 보이스피싱 실시간 탐지 기술도 선보였다. 올해에는 AI·클라우드 분야에 전년 대비 3배 수준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정책금융 기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5%로, 직전 분기(35.3%)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은행권중 최고 수준이다.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포용금융 확대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관리 기조를 병행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1분기 실적 반등은 고무적인 변화지만, 본격적인 회복 흐름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3분기 연속 실적이 하락한 데 대해 “고금리 수신 확대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 AI·클라우드 등 인프라 투자, 포용금융 확대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 체질 전환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IPO를 앞둔 케이뱅크에 있어 단기 실적 반등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해 고객 신뢰를 확보해야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외형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과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내실이 향후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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