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정전’ 혼쭐난 가상자산 거래소…脫카카오 속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카카오 연동 서비스 장애
계좌 인증·상담 등 서비스 지연 이용자 불편 호소
업비트, 카카오 계정 의존 로그인 서비스 먹통
업비트 “이용자 보상...로그인 독립 계획대로 진행”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타격을 입었다. 일부 카카오와 연동된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키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카카오와 연계된 서비스를 운영해온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계좌 인증 등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코인원은 카카오톡 알림톡과 주소 확인 불가로 인한 계좌 인증 등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코인원 또한 인증 서비스와 주소 관련 장애가 발생, 계좌인증 서비스 등이 지연됐다. 빗썸과 고팍스도 마찬가지였다.
업비트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페이 인증 수신, 카카오톡 상담 뿐 아니라 로그인 장애까지 발생했다.
로그인 서비스 장애로 업비트 이용자 상당수가 하루가까이 서비스에 접속하지 못했다.
이에 업비트 거래도 크게 줄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 거래액은 화재 발생 전인 지난 15일 오후 2시 기준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하루뒤인 16일 오후 2시에는 4억달러대(약 5700억원)로 크게 하락했다.
업비트의 피해가 유독 컸던 것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달리 카카오 로그인에 대한 의존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빗썸과 코인원·고팍스는 이메일 로그인을, 코빗은 이메일 외 추가로 카카오와 T아이디 로그인을 지원한다. 카카오 서비스외에도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업비트는 자체 로그인 방식이 없다. 업비트는 카카오 계정과 애플 ID 로그인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애플 ID의 경우 아이폰 등 iOS 기반 모바일앱에서만 가능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카카오계정 로그인만할 수 있다. iOS 기반 모바일앱이라도 카카오 로그인을 사용하는 경우 서비스를 이용이 어려웠다.
업비트는 자체 로그인 방식이 없어 연동 로그인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도 클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비트는 서비스 출범 초기 간편하고 편리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카카오톡 연동 로그인 서비스가 이용자 불편을 키우는 꼴이 된 셈이다.
이에 업비트의 당초 계획했던 자체 로그인 서비스 개발 등 ‘탈(脫) 카카오’ 움직임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이번 사고와 무관하게 오는 21일부터 자체 로그인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지난 9월 업비트는 오는 31일 자체 로그인 서비스를 도입 후, 11월 21일부터는 카카오 계정과 애플 ID 기반 로그인 서비스를 중단하고 자체 로그인만 제공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는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PIN번호와 생체 인증을 로그인 수단으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업비트는 이번 카카오 관련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보상에 나서기로 했다.
업비트는 이용자 중 특정기간(3일간) 동안 거래 수수료를 비트코인으로 페이백 해주기로 결정했다. 또 서비스 장애로 코인을 원하는 시점에 매도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분에 대해 증빙자료 접수 후 카카오 등 책임주체 보상에 앞서 선제적으로 보전 조치키로 했다. 수수료 페이백과 손실분 보전은 오는 22일까지 신청 받는다.
업비트 관계자는 “로그인 서비스가 지금은 거의 정상화된 상태”라며 “계획대로 안전성이 강화된 자체 로그인 서비스 도입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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