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진화(2)] 국내외 원전사업·SMR 수주로 비상한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3.09 06:33 ㅣ 수정 : 2024.03.18 11:38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 사업 포함여부가 관건
체코 원전 사업 확대로 수주 기회 증가
미 원전기업과 협력, SMR 파운드리 기업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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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여 년 동안 플랜트(발전소), 건설기계 중심의 사업으로 성장해온 두산그룹이 협동로봇과 반도체 영역을 개척하면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성장 전략의 혁신과  성장성 높은 사업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 두산그룹은 협동로봇과 반도체라는 4차산업혁명 핵심 분야를 선택하고 기업공개(IPO),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의 발굴과 육성에 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은 성장동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성장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에너지로 평가받는 원전 사업에 총력을 가하는 한편,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기술 확보에 전념하는 것도 비약을 위한 도약의 에너지 축적 단계로 평가받는다.  두산의 성장을 위한 혁신을 두 차례 나눠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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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국내외의 원전사업 수주 확대,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 대규모 수주를 통해 '비상'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대우건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전KPS 등과 함께 '팀 코리아' 조직을 꾸려 체코에서 진행되는 원전 수주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해당 수주전에서 승리 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상당한 양의 원전 주기기 제작·납품을 담당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차세대 원전'이라는 SMR에서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원전기업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엑스에너지(Xenergy) 등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에너지부(DOE)의 지원 아래  미국 내 SMR 사업을 공략할 계획이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SMR 시장에서 파운드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두산에너빌러티가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했다. SMR 파운드리 기업이란 SMR 관련 설계도를 제공 받아 실제로 필요한 기기 등을 제작하는 기업을 말한다.

 

컨설팅기업 삼정KPMG의 '미래 에너지 시장의 올라운더를 꿈꾸는 SMR'보고서에 따르면 SMR 시장은 오는 2040년 3000억달러(약 39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2025년부터 두산에너빌러티가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외에서 다수의 원전 사업 재개·수주에 성공하고 SMR 시장의 패권자(霸權者)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국내외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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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원전 1·2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국내외 원전 사업 성장 기대감 계속 커져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사업은 1분기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원전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수주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프로젝트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에 프로젝트 백지화됐다가 윤석열 정부들어 기사회생한 사업이다. 이 프로잭트가 다시 가동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도 원전 사업도 살아났다. 특히 이 계약은 2014년 신고리 원전 5·6호기 이후 따낸 9년 사이에 첫 대규모 수주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두산에너빌러티의 원전 사업이 확실하게 부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사업이 포함돼야 한다는 게 원전업계의 중론이다. 그래야만 두산에너빌리티는 꾸준히 안정된 실적을 거두고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다.

 

국내에서 충분한 성과가 있어야만 해외 수주전에서도 술력을 호소하고  각종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더 수월하게 강조 할 수 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규 원전 사업으로는 울산광역시 울진군 새울 5·6호기 원전, 강원도 삼척시 대진 1·2호기 원전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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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속한 팀 코리아는 체코, 폴란드를 중심으로 원전 수주를 위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유럽연합(EU)에서 원전 산업에 대한 호의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은 두산에너빌리티에게는 기회다. EU 회원국 중 프랑스, 체코, 헝가리, 핀란드 등 총 11개국은 지난해 초 원자력 동맹을 결성하고 원전 산업 공급망을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원전에 대한 반대가 잇따르고 있으나 탈탄소 발전 방법이 원전 외에는 거의 없는 만큼, 원전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 동맹 가운데 체코가 원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데 맞춰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기관·기업과 함께 '팀 코리아'를 조직해 수주에 나서고 있다. 체코 정부는 올해 초 기존 원전 1기 건설에서 4기로 프로젝트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혀 해당 사업은 총 30조 원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경쟁자가 있다. 원전 강국 프랑스다. 팀코리아와 프랑스 기업은 오는 4월15일까지 기존 1기에서 최대 4기까지 확장된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수정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오는 6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코 정부는 최종 사업 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2029년부터 원전 착공에 돌입해 2036년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팀 코리아'가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승리해 두산에너빌리티에게 과실이 돌아갈지가 원전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2025년 이후부터 국내외에서 대형 원전에 대한 수주 확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평균 10조 원 이상의 수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익성 중심 사업의 지속 추진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부터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실적 또한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해 매출 17조5899억원, 영업이익 1조4673억원을 올린데 이어 올해에는 매출 17조5738억원, 영업이익 1조3577억원, 내년에는 매출 19조8024억원, 영업이익 1조901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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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의 비교 [사진=삼정KPMG]

 

■ 두산에너빌리티,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SMR 시장 공략나선다

 

두산에너빌러티의 차기 '캐시카우'로 SMR이 있다.  SMR은 발전용량 300MW 이하의 발전기기로 대형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절반의 부지면적, 일체형 설계 등을 통한 원전 사고 리스크 최소화, 발전 운영의 탄력성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80종 이상의 SMR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17기, 러시아 17기, 중국 7기 등이 동시 다발로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에서 상용화된 SMR은 아직까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따라서 시장 주도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중장기로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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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파워의 SMR 가상 조감도 [사진=뉴스케일파워]

 

SMR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부터 뉴스케일파워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두산네어빌리티는 2019년 뉴스케일파워에 4400만 달러(약 58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했으며 2021년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추가 투입해 협력관계를 강화했다.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세계 최초로 SMR 설계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유럽 등에서 SMR 사업을 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기자재 공급을 상당 부분 맡아하는 사업구조가 마련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2년 뉴스케일파워와 SMR 본격 제작을 위한 협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이 협약을 기반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추진 중인 UAMPS SMR 프로젝트에 공급할 SMR 관련 부품 제작에 돌입한다. 

 

UAMPS 프로젝트는 오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77메가와트(MW) 규모 SMR 6대가 투입되며 최대 12대까지 확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담당하고 본제품 일부 제작까지 담당한다.

 

박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4월 미국을 방문해 뉴스케일파워와 ‘세계 시장에 SMR 보급을 위한 기술·금융,  제작·공급망 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엑스에너지에 500만달러(약 70억원)를 투자하는 등 SMR 파트너를 늘려나가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지난 2020년 DOE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 업체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워싱턴주 전력회사 에너지 노스트웨스트와 SMR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워싱턴주에 총 12개의 SMR을 건설할 계획인데 두산에너빌리티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원전 주기기를 담당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SMR 파트너사(고객사) 다각화와 선제적 기술 확보를 통해 5년 내 1조5000억원 규모로 SMR 수주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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