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산 고향사랑기부제 구청별 성적표…사상구‧동구‧남구 상위권
신발·고등어·간식류…부산 구청별 '답례품 전쟁' 본격화
사상구 기부금 선두…기부금 성패 가른건 '답례품 전략'

[부산/뉴스투데이=김태형 기자]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2년차를 맞으며 부산 각 구청들이 지역 특색을 담은 답례품 경쟁에 본격 나섰다. 주민등록지 외 지자체에 연간 최대 20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이 제도는 기부자에게 세액 공제와 답례품을 제공하며 지역 재정 확충과 균형 발전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부산시의 16개 구·군도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으며 구별 답례품 전략과 실적에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2일 각 구·군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유치한 곳은 사상구였다. 2024년 기준 총 1억9800만 원의 기부금이 접수됐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약 18% 증가한 수치다. 뒤를 이어 동구(1억5200만 원), 남구(1억4600만 원), 부산진구(1억4070만 원) 등의 순이었다. 서구는 3380만 원, 연제구는 405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고향사랑기부제 부산시 구별 기부금 총액 | |
구 | 구별 기부금 총액 |
사상구 | 1억9800만 원 |
동구 | 1억5200만 원 |
남구 | 1억4600만 원 |
부산진구 | 1억4070만 원 |
사하구 | 1억2400만 원 |
해운대구 | 1억1340만 원 |
영도구 | 9693만 원 |
동래구 | 9350만 원 |
기장군 | 7390만 원 |
강서구 | 6800만 원 |
금정구 | 5510만 원 |
북구 | 5410만 원 |
수영구 | 5130만 원 |
중구 | 4600만 원 |
연제구 | 4050만 원 |
서구 | 3380만 원 |
답례품 전략은 기부 실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사상구의 대표 답례품은 지역 강소기업이 생산한 기능성 신발이다. 공급업체 언코리 양경욱 영업기획실 실장은 "사상구청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고, 부산 브랜드라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됐다"며 "답례품은 시중 상품 그대로 최고의 품질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홍보가 더 활발해진다면 참여자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북구에서는 사회적기업 '맘씨생활건강'이 위생용품 세트를 제공하고 있다. 맘씨생활건강 이현서 CEO는 "기부자에게 좋은 취지의 상품이 전달된다는 점에서 참여하게 됐지만 아직은 제도가 자리 잡는 과정이라 체감되는 매출 효과는 크지 않다"며 "행정복지센터나 공공장소를 통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초 지자체에서도 고심은 깊다. 하위권인 서구청은 대표 답례품으로 고등어를 선정했다. 서구청 총무과 관계자는 "공동어시장 등 지역 수산 자원을 활용한 대표 품목으로 고등어가 가장 많이 나간다"며 "다만 특산물 중심의 제한된 기준 때문에 답례품을 다양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말정산 시즌에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명절·하반기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구는 지역화폐 ‘e바구페이’를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 전체 주문량의 62%를 차지하는 이 상품은 지역 소상공인 점포에서만 사용 가능해 기부 효과를 지역 내에서 순환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구청 총무과 주무관은 "품질과 지역경제 기여도를 기준으로 답례품을 선정하고 있다"며 "기부자와 직접 마주치기 어려운 행정 구조상, 홍보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향사랑기부제의 효과는 단순한 기부금 유치뿐 아니라 지역 이미지 강화와 지역업체 연계라는 다층적 목적을 함께 지닌다"고 말한다. 제도가 안정기에 접어드는 향후 몇 년이 답례품 전쟁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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