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용 기자 입력 : 2025.05.21 09:23 ㅣ 수정 : 2025.05.21 09:23
금리 인하와 정치 불확실성 속 '저평가 매력' 부각 하나·신한, 하반기 자사주 확대·비이자수익 개선 주목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대와 정치 불확실성에 눌렸던 은행주가 하반기 들어 반등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실적 방어력을 확인한 1분기 이후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낮은 밸류에이션과 주주환원 확대가 투자 매력으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뚜렷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어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은행주 투자 적기”라며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를 하반기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2025년 연간 순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가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와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이 순이자마진(NIM)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수익과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1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성장률 역시 둔화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스트레스 DSR 확대 등으로 은행 5사(KB·우리·하나·신한·기업)의 연간 대출 증가율은 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대출보다 마진이 낮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확대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 등 비은행 부문에서는 RWA 배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 연구원은 “RWA 관리만 중시하면 증권사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금리 하락기에는 고수익 자산 확보를 위한 전략적 자본 배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전반적으로 전년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상반기까지 상승하겠지만, 금리 인하 흐름과 요주의 여신 비율 하락으로 하반기부터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주주환원 강화다. 정 연구원은 “현재 저평가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유지되더라도, 연간 총주주수익률(TSR)은 13~16%에 이를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에 주목했다. 올해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KB국민은행이 8000억원, 신한은행이 4000억원, 하나은행이 3000억원으로 기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유망주로는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선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환율 민감도가 높아 원화 강세 시 자본비율이 빠르게 개선되는다는 게 특징이다. 2분기 자본비율(CET1)은 13.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TSR은 최대 15.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하반기 비은행 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자사주 매입 확대 여력도 확보한 상태다.
정 연구원은 “은행주는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보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자산”이라며 “낮은 PBR과 높은 배당 수익률, 자사주 소각 정책이 결합될 때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