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금융당국, 부실 PF 정조준…건설업계 ‘자금경색’ 위기 고조
19일 금융당국 저축은행 부실PF 점검
미분양 증가로 업계 불황 지속...위기 심화
전문·종합건설사, 3년간 가장 높은 폐업률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현장 검사에 착수하며 건설업계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가 금융권의 리스크로 확대되며 시장 전반의 불안 심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19일부터 OK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저축은행 10여 곳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들을 선별해 순차적으로 검사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부동산 PF 정리가 지연되며 저축은행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기존 저축은행 검사인력(6~7명)보다 2~3배 늘어난 인원을 현장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9.05%다. 이중 부동산 PF 연체율은 10.39%로 전년 동기 대비 1.19%p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실 부동산 PF규모는 약 3조 6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 2조 9000억원이면 부실 우려 등급에 해당한다.
이같은 부동산 PF의 부실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이 자리하고 있다. 선분양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는 국내의 분양시장 상황으로 봤을 때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담은 시행사와 PF대출 채무의 책임을 함께하는 시공사로 넘어간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5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108.8로 전월 대비 12.1p 상승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분양가격 전망지수도 미분양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5월 전국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2.1p 하락한 103.0으로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주산연은 높은 분양가격 지수에 대해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 원자재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분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2일 국토교통부의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의 미분양가구는 6만8920호로 전월(7만61호) 대비 1.62% 감소했다. 이는 서울 및 수도권의 감소로 인한 영향으로 지방의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같은 기간 부산의 경우 4489호로 전월(4565호)와 비슷한 수준이며 대구는 9051호에서 9177호로 약 1.4% 증가했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늘어났다. 지난 2월 2만3722호였던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은 3월 2만5117호로 늘었으며 △대구(3067→3252) △부산(2261→2438) △경북(2502→2715) △경남(2459→3026)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주산연은 "지속된 분양가 상승과 고분양가 부담으로 인해 경기 둔화 우려가 더해져 수요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미분양 증가는 곧 건설사 폐업으로 이어졌다. 2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171개로 작년 동기(152개) 대비 12.5% 늘었다. 폐업하는 건설업체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516개로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수치이며 전문건설사 역시 2150개가 폐업하며 전년 동기(1929개)에 비해 221개나 많은 업체가 문을 닫았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금융당국의 부실 정리에 대한 의지와 대출 억제는 건설사와 시행사의 자금난 심화로 이어지며 이는 곧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을 의미한다"며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공급 감소가 심화되며 부진한 경제 상황으로 인한 거래량 위축까지 더해져 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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