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상장 타이밍 실패’ 지적받던 양자컴퓨팅 ETF…이달 수익률 상위권 ‘싹쓸이’
디웨이브퀀텀·아이온큐 등 실적 호조에 급반등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한때 조정기에 상장돼 ‘타이밍 실패’ 지적을 받았던 양자컴퓨팅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이달 들어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주요 편입 종목의 깜짝 실적이 기폭제가 되며 5월 ETF 수익률 상위권을 양자컴퓨팅 테마가 휩쓸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월 들어 23일까지 수익률 상위 ETF 4종 모두 양자컴퓨팅 관련 상품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으로, 이달 들어 46.48% 상승했다. 이 상품은 디웨이브퀀텀과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등 미국의 선도 기업 10곳에 집중 투자하며, 상위 세 종목 비중만으로 포트폴리오 절반 이상을 구성하고 있다.
담당 운용역인 김민성 신한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뉴스투데이>의 서면질의에 “디웨이브퀀텀 등 양자컴퓨팅 관련 주요 기업들이 최근 1분기 호실적을 기반으로 단기간 주가가 급등했다”며 “양자컴퓨팅 기술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을 통해 산업 전반적으로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키움자산운용의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32.17% 상승하며 2위를 기록했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28.36%),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양자컴퓨팅’(25.45%)이 뒤를 이었다.
5~6위는 원자력 테마 ETF가 자리했다. 다음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이 24.49% 올라 7위를 기록했다.

이들 상품은 상장 당시엔 시장 전반의 조정 속에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반등장을 온전히 반영하면서 “오히려 절묘한 진입 시점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자컴퓨팅은 인공지능(AI)에 이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양자역학의 중첩 원리를 활용해 0과 1을 동시에 계산할 수 있어, 기존 슈퍼컴퓨터로 수천 년이 걸리는 연산도 수 초 내 처리 가능한 기술이다.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양자컴퓨팅 부문이 신설되며 산업에0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기후 시뮬레이션·신약 개발·금융 리스크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상용화까지는 2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거품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따라 주요 종목과 ETF들은 급락세를 탔다.
일례로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은 지난 3월 11일 상장 첫날 종가 9060원에서 4월 7일 8680원까지 하락했고, ‘KIWOOM 미국양자컴퓨팅’도 지난해 12월 17일 상장일 종가 1만300원에서 4월 7일 6725원으로 저점을 기록했다.
반등의 변곡점은 실적이었다. 디웨이브퀀텀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한 1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손실도 540만 달러로 전년(1730만 달러) 대비 크게 줄였다. 아이온큐도 매출 760만 달러로 기대치를 웃돌았고, 순손실은 18% 감소한 32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디웨이브퀀텀 주가는 이달 들어 171.98% 급등했고, 아이온큐 역시 66.43% 오르며 ETF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민성 매니저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양자컴퓨팅을 AI, 원자력과 함께 미국 혁신의 핵심 축으로 선정했다”며 “정책 지원과 민간 투자, 기술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이어 “양자컴퓨팅 기술은 AI산업뿐만 아니라 교통, 우주·항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점차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도 관련 보고서에서 “각국 기관은 2035년 전에 보안체계를 양자암호 체계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늦어도 2030년 즈음에는 국내외에서 양자암호 생태계가 활성화하며 주도 업체 위주로 본격적인 실적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과거 IT·보안주, 현재의 AI·로봇주가 흑자전환 시점보다 몇 년 선행해 주가가 급등한 이력을 복기하면 이번에도 실적보다 수년 앞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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