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롱테일(long tail) 법칙과 파레토(Pareto) 법칙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02.29 00:30 ㅣ 수정 : 2024.02.29 00:30

[기사요약]
온라인 소매업과 정보 상품의 디지털화, 상업 환경 변화 불러와..
무한한 가상공간, 소비자에게 수많은 옵션 제공하고 유통비용 낮춰..
이를 뒷받침하는 ‘롱테일 법칙’, 사람들에게 틈새시장 만들어줘..
반면 ‘파레토 법칙’은 상위 20%가 전체의 80% 좌우한다는 것
롱테일 법칙과 파레토 법칙,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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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서적 선반(virtual-bookshelf) 공간은 무한하다. 소비자는 수많은 옵션을 통해 검색할 수 있으며, 판매자는 유통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출처=kitaboo]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블록버스터 전략은 특히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전통적인 접근 방식이다.

 

매장 진열대와 기존 유통 채널의 공간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 제작자는 한두 개의 히트작이 나머지 목록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몇 가지 베스트셀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 소매업과 정보 상품의 디지털화는 상업 환경을 변화시켰다. 가상 선반(virtual shelf) 공간은 무한하고 소비자는 수많은 옵션을 통해 검색할 수 있으며 제품 복제 및 유통의 한계 비용은 낮아졌다.

 

블록버스터 전략과 다른 접근 방식을 고려하게 된 것이다.

 


• 롱테일 법칙, 틈새시장 제공에 주목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2012년까지 와이어드(Wired) 잡지의 편집장을 역임했던 작가이자 사업가다.

 

그는 와이어드에 페루 안데스산맥에서 발생한 거의 죽을 뻔했던 등산 사고에 관한 내용을 다룬 “Touching the Void”라는 책에 대해 글을 썼다. 앤더슨은 이 책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후인 1997년 존 크라카우어(Jon Krakauer)의 “Into Thin Air”라는 책(1996년 에베레스트 재난 당시 8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강풍에 의해 실종되었던 사건을 기록한 책)이 출판되었고 Touching the Void가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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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Amazon]

 

앤더슨은 이것이 온라인 서점 아마존( Amazon)의 추천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등산에 관한 책이 인기 장르는 아니지만, 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틈새시장(niche market)을 만들어준 것이다.

 

롱테일(long tail)은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히트상품을 나타내는 빈도수(frequency)가 높은 부분을 ‘머리’로, 틈새시장을 나타내는 아래 우측 부분을 꼬리로 비유한 것에서 유래했다.

 

롱테일은 2004년 10월 와이어드 잡지의 기사에서 앤더슨이 이 전략을 적용한 기업의 사례로 Amazon.com, Apple, Yahoo!를 언급하면서 대중화되었다.

 

앤더슨은 그의 저서 “The Long Tail: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elling Less of More”에서 이 개념을 자세히 설명했다. 실제로 Amazon.com에서 20%의 베스트셀러보다 80% 비인기 도서의 매출액이 더 높다고 한다.

 

현재는 편의상 ‘롱테일 법칙’이라 부른다.

 

< 롱테일 분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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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tatology]

 


• 파레토 법칙, Winner takes it all?

 

20%, 80%라는 수치가 나왔으니 떠오르는 또다른 법칙이 있다. 바로 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이다.

 

파레토 법칙(80:20 법칙이라고도 함)은 대략 80%의 결과가 20%의 원인(소수의 핵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는 롱테일 법칙과 달리 상위 20%가 전체의 80%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1941년 경영 컨설턴트인 조셉 M. 주란(Joseph M. Juran)은 로잔 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1906년 80:20 법칙에 대해 쓴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의 저서를 읽고 품질 관리 및 개선의 맥락에서 이 개념을 발전시켰다.

 

파레토는 그의 첫 번째 저서인 ‘정치경제학’에서 이탈리아 왕국 토지의 약 80%를 인구의 20%가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경영혁신 전략인 ‘6시그마’ 방법론의 핵심개념도 파레토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완벽에 가까운 6시그마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를 찾아내고 그중 가장 핵심적인 변수를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개념이다. 상위 20%의 변수를 잘 관리하면 품질의 80% 정도는 개선할 수 있다는 접근방식이다.

 

< 80:20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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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quora]

 


• 롱테일 법칙과 파레토 법칙,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어.. 

 

롱테일 법칙과 파레토 법칙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린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가능하기 때문에 두 법칙 다 옳다 하겠다.

 

이를 우리의 현실에 접목해보자.

 

한동안 코미디 프로에서 유행했던 말이 생각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승자독식은 현재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더욱 심화하고 있다. ‘부의 편중’을 생각한다면 파레토 법칙은 부정적으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긍정적 쓰임새도 많은데..

 

한편 롱테일 법칙은 소수의 반란, 약자들의 부상을 연상케 한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약자들의 힘이 모이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 의미가 강하다.

 

이 시대 약자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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