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SG금융포럼 2025⑦] 최재원 서울대 교수 “글로벌 ESG ETF 퇴보 현실화…세분화·전략 전환이 해법”

황수분 기자 입력 : 2025.05.15 13:16 ㅣ 수정 : 2025.05.15 14:49

한때 ESG 열풍… 현재 글로벌 ESG ETF 투자 제동
투자자 신뢰 흔들, 수익 부진·정치적 반발 속 위기
글로벌 투자 인식 변화…탄소절감 중심 재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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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FKI)에서 ‘2024 ESG 금융 포럼’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전략 퇴보하면서 국내 지속가능한 ETF 또한 감소하는 추세다”

 

최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FKI)에서 뉴스투데이가 주최한 ‘2025 ESG 금융 포럼’ 주제발표에 나서서 이같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날 <ETF와 ESG의 만남: 지속가능한 미래 투자전략>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 “ESG 투자가 초기 기대와 달리 수익률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정치·사회적 반발과 신뢰 약화가 맞물려 투자업계의 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ESG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급감하고, ESG 안건 지지율도 하락세여서 ESG 투자 시장이 새로운 기로에 서 있다는 것. 이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 투자도 한때 열풍에서 신중한 검토 대상으로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최근 글로벌 ETF 시장에서 ESG 투자 위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ESG ETF의 자금 유입과 신규 출시가 급감하며, 무엇보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ESG 의결권 행사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 글로벌 ESG 투자 퇴보 신호…美 빅4 자산운용사, 전략 수정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 투자의 퇴보 현상이 이어지자, 미국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ESG 펀드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일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소극적인 의결권 행사 방식이 지적되고 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ESG의 가치를 강화하는 대신 실제로는 ESG 개선에 기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결권이 행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실망감과 신뢰 저하가 커졌으며, 결과적으로 자금 유출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ESG 투자 트렌드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로 꼽았다. 

 

실제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의 ESG 투자 축소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미국의 블랙록(14경원) △뱅가드(13경원) △피델리티(6경원) △스테이트스트리트(6경원) 등 빅4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ESG 관련 의결권 행사 비중을 낮췄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랙록은 2024년 환경 관련 주주제안 지지율을 4%p(포인트) 줄였고, 뱅가드도 유사한 전략을 채택했다. 최 교수는 “이러한 변화는 미국 내 정치적 반발과 ESG 투자 대비 낮은 수익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반면 유럽 기관들은 여전히 ESG 지지율이 100%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SG ETF 신규 출시도 급감했다. 최 교수는 “2020~2022년 동안 미국에서 매년 100개 이상 출시됐던 ESG ETF는 2023년 이후 10개 미만으로 줄었고 영국 애버딘자산운용과 모건스탠리, UBS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상품명에서 '지속가능'이나 'ESG'라는 용어를 제거하는 등 탈(脫) ESG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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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FKI)에서 ‘2024 ESG 금융 포럼’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 ESG 투자에 대한 회의론과 한계…신뢰·수익률 논란 확산

 

ESG 투자 축소의 핵심 배경은 기대 이하의 수익률과 신뢰도 하락이 주된 이유라며, ESG 투자 수익률 불확실성은 곧 투자심리 위축의 주요 원인이란 분석도 내놨다. 

 

최 교수는 “500명 이상 글로벌 기관투자자 대상으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충실의무’를 이유로 수익률을 ESG 요소보다 우선시한다고 답했다”며 “투자자들은 ‘단 1bp(0.01%포인트) 수익률이라도 손해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머징 마켓에서도 지속가능 등급보다 재무성과가 투자 판단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ESG 등급과 탄소 배출 감소의 실질적 연관성도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최근 글로벌 ESG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미국에서의 그린워싱 문제와 ESG의 포괄적이고 모호한 개념이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코스피 및 코스닥 기업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성향 증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성장동력 부족이 저 PBR(주가순자산비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 ESG 투자 시장의 향후 방향과 대안…투자 신뢰 회복 모색 필요

 

최 교수는 그린워싱 기업을 걸러내고, 자산운용사가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강조하면서, ESG의 광범위한 개념이 투자자와 기업 간 이해상충을 유발하는 만큼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를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테슬라 통해 E와 G가 충돌하는 대표적 사례도 들었다. 테슬라는 탄소 절감에는 기여했지만 경영권 집중과 경영자의 과도한 보상 등 지배구조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ESG 평가 체계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ESG 투자가 지속가능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국내 패시브 운용사들도 기술 발전을 활용해 투자자가 직접 의결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ESG가 장기적으로 투자 수익성과 연계돼야 충실의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며 “국내 금융사와 글로벌 투자업계 모두 ESG의 전략적 세분화와 투자자 참여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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