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SG금융포럼 2025⑧]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ESG 투자 확대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5.15 15:10 ㅣ 수정 : 2025.05.15 15:10

국내 주식형 ESG ETF 시장 둔화세
투자 상품별 차별화 갖춘 건 긍정적
ESG 투자·경영 대한 정책 지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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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 본부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FKI)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5’에서 ‘국내 주식형 ESG ETF의 현황 및 특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대내외 환경 변화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 ‘ESG ETF(환경·사회·지배구조 상장지수펀드)’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상품군 다양화와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들 역시 지속가능 경영과 관련한 노력·성과를 시장에 꾸준히 제공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 본부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FKI(한국경제인연합회)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5’에서 ‘국내 주식형 ESG ETF의 현황 및 특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 같이 말했다.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SG ETF는 상품 수와 시가총액, 거래대금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ESG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반짝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기준금리 인상 등을 거치며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국내 주식형 ESG ETF 시가총액은 지난 2021년 6682억원에서 지난해 3206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 역시 1조3417억원에서 2624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누적 거래대금은 492억원으로 연 환산 시 15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본부장은 “국내에는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신규 ESG ETF가 상장되지 않았는데 미국과 비교해보면 안 좋은 상황”이라며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줄고 있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기준금리를 올리려면서 안전자산 선호에 대한 심리가 강화됐다”며 “지금은 당장의 현금 흐름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 하는 ESG ETF 종목들이 외면받는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ESG ETF 시장은 코스피(KOSPI) 200이나 S&P 500 등 특정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방식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반대로 펀드매니저가 선별한 종목으로 시당 대비 초과 수익을 내는 걸 추구하는 ‘액티브’ 방식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 ESG ETF 시가총액은 패시브가 2785억원, 액티브가 38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액티브 방식의 경우 전체 ESG ETF 시가총액 비중이 12%에 불과하다. 올해 거래대금은 패시브와 액티브가 각각 447억원, 45억원으로 나타났다. 

 

윤 본부장은 “시장 분위기상 ESG 테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액티브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액티브하게 투자하려는 수요가 남아있다는 건 희망적으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주식형 ESG ETF 수는 적지만 상품별 차별화가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SG ETF 상품은 국내 주식 389개를 포함하고 있다. 상품별로 최소 30종목, 최대 270종목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389개 종목 중 국내 주식형 ESG ETF 내에 공통으로 편입된 종목은 6개에 불과하다”며 “1개 또는 2개만 중첩돼 있는 종목이 224개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ESG ETF 상품은 굉장히 분산돼 있나느 걸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식형 ESG ETF 상품들은 서로 간의 중첩도는 낮은 편이지만 시장과의 중첩도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렇게 되면 코스피 200 등 시장 수익률과 큰 편차는 안 벌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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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 본부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연합회(FKI)타워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5’에서 ‘국내 주식형 ESG ETF의 현황 및 특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이와 함께 윤 본부장은 최근 ESG ETF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ESG 분야서 소외됐던 방산주가 ETF 상품에 포함되고 있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변화가 ETF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SG ETF 상품 11개 중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담고 있는 건 4개다. 비중은 최소 0.63%에서 최대 3.89%로 높지 않다. 다만 ESG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윤 본부장은 “방산업체들은 사회적 논란 기업으로 치부돼 ESG 스코어(점수)를 낮게 받고, 심지어 평가하지 않는 기관들도 있었는데 2022년을 넘어가면서 점수가 올라가고 있다”며 “ESG라는 게 절대적 기준이나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있지 않기 때문에 평가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본부장은 국내 ESG ETF 상품의 차별화나 시장 대비 낮지 않은 수익률을 봤을 때 투자를 위한 기본 환경은 완비돼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ESG 특성상 국내·외 금융 및 정책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했다. 

 

그는 “ESG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내 투자 환경이 2020년 대비 우호적인 점을 감안할 때 장기 ESG 투자자에 대한 과세 이연이나 상장 기업에 대한 ESG 인센티브를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이나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 입장에서 중요한 건 ESG에 대한 정보를 계속 시장에 뿌려주는 게 중요하다”며 “ESG는 하나의 기준을 만들기 어렵고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게 되는데,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자료가 계속 공개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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