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 여력 시험대 오른 주담대…고정금리 종료가 변수로
고정금리 끝난 차주들, 부담 가중
변동금리 전환에 연체율 상승세

[뉴스투데이=이금용 기자]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은 차주들이 본격적인 ‘금리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끝나고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상환 부담이 늘고, 주담대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보다 11조5000억원 늘어난 73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금융권 기준으로는 2022년 말 1013조3795억원에서 2023년 말 1064조3391억원, 2024년 말1123조8000억원, 2025년 1분기 1133조500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체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지난해 연체 주담대 채무조정 규모는 205억4600만원으로, 전년(85억1000만원) 대비 14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주담대 연체율은 올해 2월 기준 0.35%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담대를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0.29%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우리은행도 소폭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0.28%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 주담대 연체율은 0.29%로, 모두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했다. 여기에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함께 혼합형 주담대의 고정금리 종료 구간이 본격화되면서 연체율이 점차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 재산정 구간 진입에 따라 차주 부담이 높아지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혼합형 주담대는 통상 3~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다. 2020년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0.5%까지 낮아지며 주담대 금리 또한 연 2% 안팎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며 올해 1분기 주담대 평균 금리는 4.22%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0년대 초반 혼합형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순차적으로 금리 전환기에 진입하면서 상환 부담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차주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신규 대출자들은 초기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시중은행의 주담대 중 고정금리(혼합형 포함) 비중은 65.6%로, 전년 동기(61.5%) 대비 상승했다. 다만 이 중 일부는 일정 기간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구조로, 향후 금리 흐름에 따라 상환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은행권도 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충당금 적립 확대와 대출 심사 기준 조정 등을 통해 대응 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구분해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에 맞춰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도 점검 중"이라며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연체우려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에도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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