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CU, 美 하와이 첫 진출…K-푸드 앞세워 글로벌 공략 박차

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5.28 07:00 ㅣ 수정 : 2025.05.28 08:49

하와이, 소비 중 외식 비중 40%로 최다…편의점 진출에 우호적 환경
"국내 시장 출점 둔화…글로벌 파트너사, K-편의점 도입 제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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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민승배 대표(가운데 왼쪽)와 CU Hawaii Kurisu(로버트 쿠리수, 가운데 오른쪽) 대표가 CU 하와이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CU가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성장이 둔화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박차를 가하는 행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하고 하와이 현지 기업 ‘WKF Inc.(이하 WKF)’’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Hawaii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이하 MFC)을 체결했다.

 

MFC 체결식은 지난 26일(현지시각) BGF리테일 민승배 대표와 CU Hawaii LLC 로버트 쿠리수(Robert Kurisu)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MFC는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 등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이다. 

 

이번 MFC 체결을 시작으로 양사는 올해 10월 중 하와이 CU 1호점을 개점하고 다양한 상권으로 출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이번 하와이 MFC 체결을 통해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유통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편의점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가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CU만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무대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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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점포 내부 [사진=BGF리테일]

 

한국 편의점 브랜드의 하와이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은 편의점 산업의 시초 국가라는 점에서, 이번 진출은 '역진출'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CU는 이번 하와이 진출을 포함해 2018년 몽골, 2020년 말레이시아, 2023년 카자흐스탄에 이어 네 번째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으며, 2028년까지 진출국을 5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와이는 연중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에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미국 대표 휴양지다. 또 하와이 관광객들의 하루 평균 소비액은 약 32만원 수준이며 그중 외식비가 약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환경은 편의점 상품에 대한 수요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하와이가 한국 문화에 대한 친숙도와 수용력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아시아계 및 혼혈 인구의 비율이 미국 본토 대비 6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내 10대와 20~30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식과 K-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고 있는 흐름도 CU의 사업 확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CU는 이 같은 지역적 특성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 30여년 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K편의점의 사업 역량을 하와이에 집대성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셀프 계산 존 등 리테일테크 기반의 구매 동선을 구현하고, 간편식과 즉석조리 식품 등 다양한 메뉴 라인업과 현지화 제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하와이의 대표 메뉴인 포케, 로코모코 등도 현지 유명 셰프와 협업한 콜라보 제품으로 내놓는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에서 건강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밥과 한국 관광 필수 코스인 즉석 라면 조리기도 도입한다.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NB 제품과 CU의 메가 히트 상품들도 함께 선보여 현지인의 입맛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CU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하와이 내에서도 거주민과 관광객이 집중된 주요 지역을 우선 출점 대상으로 삼고, 이후 다양한 상권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하와이는 외식 물가가 높고 관광 중심의 특수한 소비 패턴이 형성된 지역이라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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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그래프=BGF리테일 기업가치제고계획]

 

CU의 이번 하와이 진출은 단순한 점포 확장을 넘어, BGF리테일이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제시한 ‘글로벌 사업 강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BGF리테일은 IR 자료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해외 사업 확대를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업국 주요 유통채널로 도약 △글로벌 스탠다드 모델 구축 △K-푸드 세계화 선도 등 구체적인 실행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실제로 BGF리테일은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국을 선정하기 위해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시장성과 규제 환경, 물류망 등을 검토해 왔다. 이번 MFC 계약은 WKF 측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1년 넘는 논의와 검토 끝에 계약이 성사됐다. WKF는 하와이 현지에서 부동산, 미디어, 유통 등을 복합적으로 영위하는 중견 그룹으로,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개발 역량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해외 사업은 로열티 수익을 취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C)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CU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다만 향후 진출국 확대에 따라 해외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는 요인이 될지 주목된다.

 

이러한 전략은 국내 편의점 업계의 성장 정체와도 맞물려 있다. 전국 편의점 수는 이미 5만 개를 넘어섰고, 임차료·물류비·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늘면서 점포당 수익성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CU는 이에 대한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지속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업계가 전체적으로 출점 순증이 둔화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글로벌 파트너사가 먼저 ‘K-편의점’ 브랜드 도입을 제안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수요가 입증된 지역을 중심으로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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